신형식 “국사가 국민에게 가까이 갈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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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4일 역사 교과서 집필 방향 등에 대한 향후 일정을 밝혔다. [박종근 기자]

새 국정 역사 교과서의 대표집필자로 공개된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고대사를 전공한 역사학계 원로다. 지난달 15일 정부 측에 국정화 찬성 의견을 전달한 사학자 중 한 명이다. 이 때문에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원로 중 한 명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다. 그런 그가 4일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브리핑장에 나타났다. 신 명예교수는 기자들이 역사 교과서 집필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교과서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보다 명확하고 정확하게 사실에 입각한 내용으로 우리 국사가 국민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최몽룡 상고사, 신형식은 고대사
논란 작은 시대 전문가 2명만 공개

 고대사 전공 교수(최몽룡 상고사, 신형식 고대사)가 이처럼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고대사가 현대사에 비해 논란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 명예교수는 “고대사에선 고조선과 관련된 부분과 통일신라 시대를 후기 신라라고 불러야 하는지 정도가 쟁점이라면 쟁점이다. 현대사가 문제이지 고대사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욱 전 서강대 총장도 “아무래도 이 시대(고대사)가 학계에서 큰 논란이 없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신 명예교수가 집필에 참여한 데는 역시 고대사 전공자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의 인연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두 사람은 1990년 발행된 5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 연구진으로 참여한 바 있고 94년 ‘서울백제수도유적보존회’를 함께 결성해 풍납토성 보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신 명예교수는 “이설(異說)이 있는 경우는 보완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근·현대사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국정 참여와 관련한 부담감에 대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94~2003년 국사편찬위원으로 활동했다. 97년 한국고대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엔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그의 저서로는 『삼국사기 연구』 『신라통사』 『한국 고대사의 새로운 이해』 등이 있다.

글=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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