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추억을 호출하라 … 중장년층 눈 맞추는 공연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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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뮤지컬’을 표방한 ‘서울 1983’. 나문희(왼쪽)·박인환 주연이다. [사진 서울시뮤지컬단]

이산가족의 아픔을 노래한 뮤지컬, 중년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등 중장년층 감성에 맞춘 작품들이 늦가을 공연 무대를 채우고 있다. 공연계 큰손으로 부상 중인 중장년 관객들을 겨냥한 기획이다.

이산 아픔 그린 뮤지컬 ‘서울 1983’
김혜자·손숙 주연 연극 등 줄이어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서울 1983’은 ‘시니어 뮤지컬’을 표방한 작품이다. 6·25 전쟁과 이산의 비극을 그렸다. 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젊은층의 ‘그들만의 잔치’처럼 돼버렸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중장년층을 위한 시니어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중견 배우 나문희와 박인환이 1950년 인천상륙작전 직후 헤어진 부부 역을 맡았다. 총 26곡의 넘버 중 11곡이 ‘울릉도 트위스트’ ‘아침이슬’ 등 기존 가요를 활용한 노래여서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익숙하게 즐길 수 있다.

 배우 김혜자가 주인공을 맡은 ‘길 떠나기 좋은 날’(4일∼12월 20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화암홀)과 개그맨 이홍렬의 ‘여보 나도 할 말 있어’(6일∼내년 1월 31일, 성수아트홀)는 중년 부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손숙의 1인극 ‘그 여자’(12일∼12월 6일, 산울림 소극장) 역시 중년 맞춤 콘텐트다. 시몬느 드 보봐르의 소설 『위기의 여자』를 한국 실정에 맞게 각색해 중년 여성의 자아 성찰 과정을 보여준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7일∼내년 1월 31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와 ‘젊음의 행진’(13일∼내년 1월 10일, 이화여대 삼성홀)은 중장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해 관객 공략에 나선다. 비비안 리·클라크 게이블 주연 영화의 감동과 80∼90년대 인기 가요의 추억에 빠져보고 싶은 관객들이 그 대상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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