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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촹커' 본 리커창 "중한 협력으로 세계 시장 공략하자"

중앙일보

입력

방한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일 한국의 창조경제와 중국의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인의 혁신(萬衆創新)’ 정책의 공조를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오전 한국국제교류재단(KFㆍ이사장 유현석)이 주최하는 한ㆍ중 청년지도자포럼에 참석해 양국 청년 대표단 200명과 만났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양국 청년 교류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리 총리는 축사를 통해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중국의 ‘대중창업 만인의 혁신’ 전략을 연결시키고 싶다”며 “두 전략 모두 청년들의 창의력을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남부 지역에 혁신 중ㆍ한 전략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이중 일부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혁신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창업 만인의 혁신’은 리 총리가 지난해 “민간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행정 규제를 축소 및 철폐하고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하며 외친 구호다. 중국에서는 최근 아이디어와 지식·기술을 비즈니스로 구현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며 촹커(創客·창업자) 열풍이 불고 있다.

리 총리는 앞서 이창호 9단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그의 성공 비결은 끝내기에서 국면을 전환하는 능력”이라며 “한ㆍ중 양국 청년들도 마지막에 우위를 확보한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잡으면 선배들보다 더 찬란한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과 관련, “원래는 존재하지 않던 김치 수입 기준을 만들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산 김치도 중국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리 총리에 앞서 축사를 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여럿이 땔감을 태우면 불꽃이 높이 일어난다’는 중국 속담처럼 두 나라 청년들이 힘을 모으자”며 “한ㆍ중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된 만큼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만남을 통해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축사 뒤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의 사회로 양국 학자·기업인·공무원이 ‘창조경제와 한ㆍ중 청년 협력’을 주제로 토론했다.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는 토론 기조 발표에서 “아이디어·기술이 창의적 자산으로 결집돼 신시장이 창출되면 궁극적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어 경기도 판교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한국의 ‘한국형 촹커’ 현장을 둘러봤다. 리 총리는 입주기업 대표에게 “입주 기업을 지원하는 주체가 정부인가 민간 기업인가”라고 묻는 등 한국의 창업 생태계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랩(실습실)에서 애완동물 돌봄 서비스, 공장 관리 시스템, 재난시 소방관이 쓰는 무선 카메라 헬멧 등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게임 랩에선 사용자가 한류 스타가 돼 드라마의 줄거리에 따라 게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참관하며 “이것이 바로 문화 크리에이티브군요”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경기센터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 이리언스는 사람 눈의 홍채로 카드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핀테크 기술을 리 총리에게 소개했다. 경기센터를 지원하는 KT의 황창규 회장은 이리언스 홍채 인식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며 “KT BC 카드로 이 홍채 인식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가 “지문보다 (패턴 인식이) 더 복잡하겠다”고 하자 황 회장은 “지문보다 1경배 더 복잡하지만 보안이 우수하다”고 답변했다.
리 총리는 “한국의 창조경제 모델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자”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함종선ㆍ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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