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박근혜 대통령와 여야 지도부의 ‘청와대 5자회동’ 직후 박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던진 서늘한 농담이 23일 공개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각각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5자회동 후일담을 전했다. 양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회동 직후 이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저한테 ‘그년’, ‘이년’ 하셨잖아요”라며 3년 전 이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언급했다고 한다.
2012년 8월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돈 공천 파문을 비판하면서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 이란 글을 올렸다. 당시 문제가 커지자 이 원내대표는 “‘그녀는’의 오타였다”고 사과했다. 그걸 박 대통령이 다시 꺼낸 거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인물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 하시는데, 오늘처럼 말씀 잘 하시면 앞으로 더 큰 분이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오타였지만 그 땐 죄송했다”며 다시 사과했다고 한다.
원 원내대표는 이런 에피소드를 전하며 “만나서 얘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린다. 대화를 통해 입장을 확인하고 좁혀나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말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