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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물건 100원에 떨이” 좌판 연 초등생 완판 행진 … 가을 달군 따뜻한 흥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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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격 좀 깎아줘요.” “어이구, 또 깎아 달라고요?” “아이가 갖고 싶다고 해서요.” 어린 딸과 함께 온 엄마는 결국 1000원에 바비 인형 2개를 샀다. ‘그렇게 싸게 줘도 되느냐’고 묻자 구민정(40·여·부산시 부암동)씨는 “집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 아니냐.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쓰니 괜찮다”고 했다.

2015 위아자 나눔장터
10만여 명 몰린 부산장터
인기 부스 일찌감치 동나고
재능기부·자원봉사 이어져

 18일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2015 위아자 부산 나눔장터’에는 10만여 명이 몰려 나눔의 기쁨을 누렸다. 공원 내 1㎞ 도로 양편에 기관·단체·기업 20개 팀과 시민·학생 300여 팀이 연 장터에는 재활용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들은 좋은 물건을 먼저 사기 위해 오전 8시부터 나와 흥정을 하기도 했다. 이마트 부스의 한 직원은 “특정 물품을 다른 사람에겐 절대 팔지 말라며 찜해두는 시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인기 부스에서는 일찌감치 물품이 동났다. 고급 와인잔과 접시 등을 판매한 파라다이스 호텔은 2시간30여 분 만에 물품을 모두 팔았다. 인제대가 자체 생산한 쌀국수 150박스도 금세 팔렸다.

 개인 장터에는 어린이 손님이 몰렸다. 돗자리를 펴고 장난감과 옷·책 등을 판매한 어린이들의 흥정 솜씨는 어른 못지않았다. 친구인 강동인(11)·박찬솔(11)군은 “한번 보고 가세요, 싸게 드릴게요”라고 외치며 제법 장사꾼다운 모습도 보였다. 5년째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했다는 박군은 “시장·마트에서 어른들이 장사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며 “남은 물건을 100원 떨이로 판 게 성공 비결”이라며 활짝 웃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장터 개장식 축사에서 “위아자는 저소득층과 함께하는 나눔의 장”이라며 “시민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 대표로 장돌뱅이 선서를 한 김우진(양운초 6년)군은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과 나누고 기부로 어려운 친구를 돕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재능기부 등 자원봉사도 이어졌다. 부산경상대 학생들은 네일 아트, 액자 만들기, 스티커 타투 체험 부스 등을 운영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체지방·혈압 검사 등 무료 진료로 호응을 얻었다. 이날 경매와 개인·기업장터에서는 총 1964만3100원의 수익금을 모았다.

부산=위성욱·유명한 기자 we@joongang.co.kr

◆도움 주신 곳(무순)=부산시, 부산시 자원순환과·시설관리공단·상수도본부, 부산시교육청, 부산지방경찰청, 부산진경찰서, 한국해양대, 창원대, 동서대, 동명대, 동주대, 부산외국어대, 신라대, 인제대, 인제대 백병원, 인제대 노래동아리 하날소리, 부산경상대 잔메봉사단, 국립부산국악원, 모리문화예술원 ‘나르샤’, 부산시 학교학부모총연합회, 반여중 학부모회, 부산건강가정지원센터, 근로복지공단 희망드림봉사단, BNK금융그룹, 비엔그룹, 파라다이스호텔, 삼성화재 부산본부, GS칼텍스, 롯데백화점 부산지역 4개 점, 이마트 부산 지역 7개 점, 보육콜 포근이, 미디어넷, LG전자 창원공장, 경남도, 경남도교육청, 경남지방경찰청, 창원지방법원, 울산시, 울산시교육청, 울산지방경찰청,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프로야구단, LG 세이커스 프로농구단, KT 소닉붐 프로농구단,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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