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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최문순 지사 공식 사과, 도의회 성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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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틀 전 도정 질문 도중에 이곳 본회의장에서 보여드려서는 안 될 장면을 보여드린 데 대해 사과드리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6일 강원도의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지사는 “의회 일정에 차질을 드리게 된 점 역시 사과드립니다”라며 “개인적으로도 난생 처음 겪은 일이라 당혹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당시 오찬을 마치고 현기증과 구토 증세가 있어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는데 의회와 사전에 협의가 안 돼 있고, '곧 가라앉겠지'라는 생각으로 의회에 입장했다”며 “앞으로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일 부의장은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마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음주에 대한 부분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며 “사과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지사의 사과 직후 한 의원은 “이런 게 어디있습니까”라고 고성을 질렀고 곧바로 신상 발언 신청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동일 부의장이 신상 발언 신청을 받지 않았다. 이 후 도의회 측은 의정대표단 회의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의사당에 취중상태로 입장해 물의를 일으킨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음주보다는 과로에 초점을 맞춰 진정한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깝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도지사는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에서 질의를 받던 중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비틀거리더니 쓰러졌다. 도의회에 앞서 최 지사는 중국 안후이성 방문단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최 지사는 16일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 5잔 정도였다. 이후엔 술을 물로 바꿔 마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회의장에서 갑자기 질의하는 의원 얼굴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고, 얘기가 들렸다 안들렸다 하더니 정신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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