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계 하버드생, 한국 비판하는 트럼프에 돌직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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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4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때 아베 면전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돌직구 질문을 던졌던 한국계 하버드대생이 이번에는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주에서 온건 중도주의 성향 정치단체 '노 라벨스(No Labels)'가 주최한 행사에서 강연 중 참가자들에게 질문권을 줬다. 이때 하버드대 경제학과 3학년생인 조셉 최(한국 이름 최민우)가 손을 들고 일어나 질문했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한국이 주한 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 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건 사실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는 당황한 듯 최씨의 질문을 중간에 끊으며 "당신, 한국 사람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최 씨는 "아니다. 난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 또 내가 어디 출신인지 관계없이 사실을 바로 잡고 싶다. 한국은 매년 8억6100만 달러(약 9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최씨는 한국계 이민 2세로 2013년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 동시 합격한 수재로 전해졌다. 아베가 지난 4월 하버드대에서 강연했을 때도 침묵 시위를 벌인 뒤 강연장에 들어가 "일본군과 일 정부가 성 노예(sexual slavery)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기습'을 당한 트럼프는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한국의 비용 부담은 푼돈(peanut)"이라고 비켜나갔다. 최씨가 계속 따지자 "한국은 부자나라"란 주장을 폈다. "내가 최근 4000대의 TV를 주문했는데 유일한 입찰국은 삼성이건 LG건 다 한국뿐이었다"는 황당한 근거를 대기도 했다.

최씨는 고등학교 때 교내 신문 편집장을 맡았고 '국제정세 토론 클럽'을 만들어 시리아 내전과 북한 문제 등을 토론하는 등 인권과 국제관계 이슈에 관심을 가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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