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희 기자의 ‘입시나침반’] 고1·2 한국사 대비, 비교과 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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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3의 입시가 끝나간다는 건 고1·2의 입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스카이에듀에서 마련한 ‘고1·2만을 위한 맞춤 설명회’ 현장을 소개합니다.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섬유센터에서 이뤄진 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붐볐습니다. 정시에 도착했는데도 자리가 꽉 찬 것은 물론 이미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계단과 바닥에 광고 전단이나 박스를 깔고 앉아 있었습니다. 업체에서 제작한 자료집 600권은 이미 동 난지 오래였습니다. 그만큼 학부모들이 미리부터 대입을 준비한다는 얘깁니다.

이번 설명회는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와 개정수학 과목, 비교과가 주제였습니다. 1부에서는 ‘변화하는 수능에 대처하는 대치동 절대 학습비법’에 대해 김정현 한국사 강사와 양진영 수학 강사가 각각 한국사와 개정수학에 대비한 학습법을 제시했고, 2부에서는 ‘스카이에듀만 가능한 학생부 관리법’을 주제로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의 강연을 했습니다. 이중에서도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한국사대비법과 비교과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한국사, 용어정리→개설서 읽기→문제 풀이 3단계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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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2부터는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됐습니다. 교육부는 한국사를 쉽게 출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쉽다는 게 분량이 적다는 건 아닙니다. 교과서가 바뀌면서 경제·사회·문화사가 대폭 증가했고,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자공부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한국사의 단어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한국사는 대부분 학교에서 1학년 때 배우지만 시험은 3학년 때 치릅니다. 수능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전략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1·2학년 학생들은 지금부터 용어정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막집·동도서기·방군수포 등 모르는 단어를 수첩이나 노트에 적어 틈틈이 읽어 익숙해져야 합니다. 기본 단어를 미리 익혀두지 않으면 고3때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사건의 흐름과 순서를 파악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흥선대원군의 개혁정치, 통리기무아문, 임오군란, 갑신정변’ 등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답을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시험에서는 ‘갑신정변’이 뭔지 묻지 않습니다. 갑신정변이 왜 발생했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질문합니다. 하나의 사건을 보지 말고 전후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개설서를 여러 번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점에서는 50여종이 넘는 개설서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골라 한 달에 한 번 꼴로 반복해 읽으면 좋습니다. 개설서를 반복해 읽으면 문제가 술술 읽힙니다. 어려운 역사 용어가 문장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후 고3 올라갈 때는 한 번 정도 강의를 듣고, EBS 교재를 풀면서 자신이 공부한 개념이 문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파악하면 됩니다.

교사가 학생부 잘 쓰게 돕는 게 비교과의 핵심

비교과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교과학습발달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입니다. 내신을 제외한 출결사항·수상·진로희망·동아리·봉사·독서 등 모든 부분입니다. 대입에서 수시전형이 증가하면서 비교과의 중요성도 같이 높아졌습니다.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논술전형(일부) ·특기자전형 등 대부분 수시전형에서 비교과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부는 학교 생활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파악하는 자료입니다. 양이 많고, 사례를 근거로 깨달은 점을 기록하는 게 좋은 학생부입니다. 무엇보다 양이 많아야 합니다. ‘농구부 활동으로 슛과 드리블, 패스 실력을 키웠다’거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정의가 뭔지 알게 됐다’는 식의 양이 짧고 깨달은 점이 없는 내용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본질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또 활동의 질보다는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A는 바둑동아리 창립자고, B는 바둑동아리 멤버일 때 얼핏 봐서는 A의 학생부가 더 좋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A는 ‘바둑동아리를 조직해 동아리 원들과 정기적인 바둑활동 진행’이라고 한 줄로 쓰고, B는 바둑동아리에 참여하게 된 계기, 참여 과정, 느낀 점, 변화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작성했다면 B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겁니다.

진로희망사항 부분도 중요합니다. 현 1·2학년은 진로희망 사유를 작성하게 돼 있습니다. 장래희망은 대학에서 선택하려는 전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1학년 때는 포괄적인 직업군에서 3학년 때는 구체적인 직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1학년 때는 연구원, 2학년 때는 생명과학연구원, 3학년 때는 줄기세포연구원과 같은 식입니다.

동아리 활동은 진로와 관련한 게 아니어도 좋습니다. 입학사정관은 동아리 자체가 아니라 동아리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를 평가합니다. 또 동아리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주 정기적으로 모이고 축제 등 학교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봉사활동, 논문·보고서 작성, 여행 등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겁니다. 외부활동은 작성이 금지돼 있지만 동아리활동은 교내 활동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또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학생부에 적을 이야깃거리도 많습니다.

봉사활동은 몰아서 한 번에 하기보다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방학 때 몰아서 50시간씩 250시간 봉사활동 한 학생보다 고1 3월부터 시험기간도 빠지지 않고 매달 3시간씩 90시간 봉사활동 한 학생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독서활동은 양과 내용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진로와 관련한 독서만 편협하게 한 학생은 대학에서 선호하지 않습니다. 또 독서기록은 문학, 사회, 과학, 수학 등 과목별로 500자, 공통으로 1000자를 적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1,2학년 때 각각 20권씩 읽고, 3학년 때 10권을 읽기를 추천합니다. 그 중에서 2~3권만 진로 관련 도서를 읽으면 됩니다.

비교과 관리의 핵심은 교사가 자신의 비교과를 잘 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겁니다. 학생부는 자기소개서와 달리 교사가 작성합니다. 교사는 모든 학생을 꼼꼼하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때 학생이 각 분야별로 꼼꼼히 기록한 후 교사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아리나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꼼꼼히 일지를 적고, 책을 읽은 후에도 바로 바로 기록을 해 놓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비교과가 좋다고 대학에 합격하는 건 아닙니다. 내신이 우수할 때 비교과가 빛을 본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강남통신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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