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治國九經 -치국구경-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8호 27면

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 통치자 애공(哀公·재위 BC494~BC468) 역시 패자(覇者)를 꿈꿨다. 그는 공자를 만나 “어떻게 하면 천하를 호령하는 국가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공자의 대답은 이랬다.


“국가를 잘 다스리는 9가지 원칙(九經)이 있습니다. 우선 통치자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修身). 그래야 나라의 도(道)가 바로 섭니다. 둘째는 나라 원로들을 존중해야 합니다(尊賢). 그럴 때 비로소 미혹에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는 가까운 혈연과 화목하게 지내야 합니다(親親). 그러면 주변의 원망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넷째는 고위 관료들을 존중해야 합니다(敬大臣). 제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현혹됨이 없을 것입니다(不眩). 다섯째는 하위 공직자들을 내 몸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體群臣). 그렇게 한다면 관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실적으로 보답하게 될 것입니다. 여섯째는 서민들을 내 아들 같이 여겨야 합니다(子庶民). 그래야 백성들이 부지런히 일할 것입니다. 일곱째는 다양한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야 합니다(來百工). 그렇게 한다면 경제가 살아나 재화가 풍족해질 것입니다(財用足). 여덟째는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를 늘려야 합니다(柔遠人).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나라는 부강해질 것입니다. 아홉째로 타국의 지도자들을 마음으로 포용해야 합니다(懷諸侯). 그렇게 된다면 천하의 나라가 모두 왕을 우러르게 될 것입니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은 『중용』에도 나오는 구절이다. 공자는 “복잡한 듯 보이나, 그것을 실천하는 핵심은 하나”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릇 사전에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국정이 바로 설 것이요(凡事豫則立), 방비가 없으면 낭패를 볼 것입니다(不豫則廢). 발언은 심사숙고를 거쳐 정제된 후 나와야 혼란이 없고(言前定則不?), 국정은 사전 준비가 잘 된 후 시행되어야 곤혹스럽지 않고(事前定則不困), 실무 역시 미리 방침을 정해 추진돼야 병패가 없을 것입니다(行前定則不?).”


2500여 년의 시간을 뛰어 넘은 지금에도 공자의 충고는 생명력이 넘친다. 이땅의 지도자들이 곱씹고, 또 곱씹어 볼 말이 아니던가.


한우덕 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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