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부장관 "북 도발시 강력 조치"…"한국과 TPP 논의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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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외교부 17층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해외 고위 인사들의 방문으로 북적였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이 각각 방한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과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블링큰 부장관은 특히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은) 국제사화의 강도 높은 조치를 부를 것이 명확하다”라며 “북한이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날 오후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을 진행한 후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윤 장관과 블링큰 부장관은 면담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장관과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이 정세 불안을 야기하는 도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히 대응해 나가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날 외교부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조 차관과 함게 기자들 앞에 섰다. 블링큰 부장관은 “한ㆍ미 양국은 북한이 최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한 행동을 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공동의 견해를 갖고 있다”라며 “북한이 (도발을) 다시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도발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조치(strong further measures)가 취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관해)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해서는 안될 뿐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노력에 복귀해야 한다는 점도 강력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또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란 핵협상은 미국이 대화로 문제를 풀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란은 핵동결을 할 의사를 보여줬고, 이것이 협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조태용 차관도 “북한의 전략적 도발은 UN결의의 명확한 위반”이라며 “북을 압박하는 것 뿐 아니라 북이 대화를 원한다면 대화에 임할 것이다”고 했다.

이날 블링큰 부장관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 “오늘 간단하게 TPP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한국과 TPP 가입 문제를 논의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마노 IAEA 사무총장도 외교부를 찾아 윤병세 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윤 장관 외에도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도 만났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이날 윤 장관과의 면담 후 가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 이란 핵문제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나눴다”라며 “북핵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영변 핵시설에 재가동 징후를 포착했냐’는 질문에는 “5㎿급 원자로에서 냉각수 유출과 시설에 물자를 나르는 활동과 가동에 대한 몇가지 증거를 찾았다”라며 “다만 직접 가서 확인한 증거는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오진주 대학생 인턴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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