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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많은 직류 대신 교류 전기 제안한 테슬라 … 대중화 위해 특허에 집착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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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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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선두 주자인 미국 테슬라모터스는 ‘혁신 기업’의 총아로 불린다. 테슬라란 명칭은 자기장과 관련한 국제 단위이기도 하다. 원래 테슬라는 교류 전기를 구상한 ‘니콜라 테슬라’(사진) 라는 과학자 이름에서 유래했다.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에 ‘교류 유도 전동기’를 사용하면서 회사 이름에 테슬라를 넣은 것이다.

세계의 챌린저 & 체인저

 니콜라 테슬라란 인물 역시 일론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혁신의 아이콘과 같다. 지난 1915년 뉴욕타임스는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에 대해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 여부와 관련한 기사를 다뤘다. 물론 모두 최종적으로 노벨상을 받진 못했지만, 테슬라는 세기의 발명가인 에디슨에 버금가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사람이 ‘에디슨’을 알지만 ‘테슬라’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러나 세기의 전기 전쟁이라 불리우는 ‘직류와 교류의 경쟁’에서 결국 교류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 뒤에는 니콜라 테슬라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직류 전기에 대해 장거리 전송 등에서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파괴적 혁신안을 모색했다. 그 산물이 바로 교류 전기였다. 당시 직류 전기 옹호자들은 고압 교류로 동물을 죽이는 공개실험 등을 시행하면서 반대했지만 대세를 꺾을 순 없었다. 이 과정에서 에디슨과 테슬라의 관계가 크게 악화하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사실은 당시 특허권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에겐 ‘교류 전기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교류의 대중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전기의 표준’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마련됐다. 1961년에는 자기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테슬라의 이름을 딴 T(Tesla)를 쓰자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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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순
이화여대 경영대학원
테크노MBA 주임교수

 테슬라를 둘러싼 일화는 최근 강조되는 ‘기업가 정신’을 되새겨 보는데도 도움을 준다. 교류 전기라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테슬라의 믿음, 역경 속에서도 대중의 편익에 기여하려고 했던 기업가적 실천, 돈에 대한 고매한 철학 등이 그렇다. 테슬라 스토리는 창업을 한답시고 얄팍한 사업 구상과 이익 추구에 연연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단순한 셈법이 아닌 세계와 인류를 가슴에 품어낸 도전과 혁신 만이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든다는 사실을 가슴 속에 새겨야 한다.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대학원 테크노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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