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점, 융복합 금융 강화 … "2020년 당기순이익 4배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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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넷째)이 올 7월 미얀마를 방문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왼쪽에서 여섯째)에게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미얀마 정부가 추진하는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단지 100곳을 대상으로 소액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사진 NH농협금융지주]

‘세계시장에 진출해 2020년까지 당기순이익을 4배 늘린다.’

NH농협금융
아시아 진출해 대출·보험 서비스
"연 당기순이익 2조로 끌어올릴 것"

지난 4월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만든 태스크포스(TF)에서 4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내놓은 ‘2020 중기전략’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는 ‘김용환표 경영 로드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로벌 거점 ▶자산관리 경쟁력 ▶융복합 금융 강화를 통해 자산규모를 380조원(현재 311조원), 연간 당기순이익을 2조원(현재 연간 525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장기 저금리 기조 속에 새 먹거리를 발굴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역발상이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다.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 시절 폭넓은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해외 진출 구상의 밑바탕이 됐다. 최근 경기 불안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동남아가 진출 고려 지역이다. 전략적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를 비롯해 현지에서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화된 투자 방식을 찾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인수해 사명을 바꾼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의 활용법도 중요하다. NH투자증권의 홍콩 법인을 NH농협은행·NH농협생명보험·NH농협손해보험에 연계해 협업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은행·보험 인력의 홍콩 법인 파견을 통해 공동영업 전선을 만들어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농협금융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촌사업 지원을 통한 해외 진출은 중장기 차원에서 해외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7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맺은 양해각서(MOU)가 대표적이다. KOICA가 진출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농촌지역 개발을 위한 농업금융 사업 ▶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협동조합 금융 자문 등을 하기로 했다.

농협경제를 비롯한 농협의 다른 부문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도 구체화되고 있다. 7월 23~25일에 김 회장이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해 미안마를 직접 방문했을 때 그 윤곽이 드러났다. 그는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농협금융·농협경제를 비롯해 한국 농협과의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예컨대 농자재·유기농·축산업 등의 분야에서 농협경제부문과 미얀마 농업관개부가 협력하고, 이 과정에서 농협금융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구조다. 또 미얀마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단지 100곳을 대상으로 소액대출·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농협금융 자회사인 NH농협캐피탈도 LS엠트론과의 해외 협력 MOU를 통해 미국에서 합작법인 형태의 금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LS엠트론이 미국을 비롯한 북미시장에서 농업용 트랙터를 판매할 때 NH농협캐피탈이 리스·할부금융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반퇴시대를 맞아 은퇴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주 내 자산관리(WM)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2017년까지 은퇴금융 전문인력 1700명을 육성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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