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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최소 14곳 탄생 … 비례대표·낙선 정치인들 벌써 물밑 작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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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호 12면

내년 총선에서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 상한선(27만 8945명)을 넘는 36개 선거구 중 최소 14곳 이상이 둘로 쪼개질 전망이다. 현역 의원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 지역구가 늘어남에 따라 벌써 재선을 노리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전셋집을 얻고 지역 다지기에 나섰다. 송도가 있는 연수구는 단일 선거구이지만 인구수가 31만2716명에 달해 내년 총선에서 송도 지역이 별도 선거구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 대변인 시절 이 지역 현직 의원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대표로 모시면서 인연을 맺은 것도 이곳을 택한 배경이 됐다. 민 의원은 “현역 의원과 차별성을 부각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도 있지만 이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분구 가능성을 보고 일찌감치 터를 잡은 의원들도 있다. 새누리당 이상일·민병주 의원은 지난해부터 인구 상한선을 초과한 용인을, 대전 유성구에서 각각 당협위원장직을 맡아 지역을 누비며 현역 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이상민 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도 지난 6월부터 분구 대상인 남양주에 사무실을 내고 표밭을 다지는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비례대표 의원은 “경선에선 현역 지역구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차라리 새로 생기는 지역구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정치인들도 분구 출마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분구가 유력한 서울 강남구에는 18대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이은재 한국행정연구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18대 의원을 지낸 구상찬 전 상하이 총영사도 최근 분구 가능성이 있는 서울 강서갑(신기남)에 사무실을 내고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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