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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천대공원 사막여우 장순이 출산

중앙일보

입력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에 경사가 났다. 멸종 위기 2급인 사막여우가 새끼 4마리를 출산했다. 인천대공원에서 사막여우가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은 24일 사육 중인 사막여우 장순이가 지난달 말 새끼 4마리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암컷과 수컷 각 2마리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했고 모두 건강한 상태다.
사막여우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등장인물인 '에디'의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정한 멸종 위기종이어서 쉽게 볼 수 없다.

인천대공원은 2010년부터 해외에서 2~3살 정도 된 사막여우 6마리(수컷 4마리, 암컷 2마리)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출산을 하지 못했다.

사막여우는 성격이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약해 동물원 등에서 인공적으로 사육될 때는 임신이나 출산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천대공원은 사막여우의 생식 능력을 키우기 위해 닭가슴살 등 고단백질 음식을 주로 제공했다. 또 야행성인 사막여우의 생활 환경을 맞추기 위해 낮에는 사육장에 암막 커튼을 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멸종 위기종 사육 기준에 따라 정기 건강검진과 건강 상태(혈액검사 등)를 하는 과정에서 장순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새끼들의 아빠는 사막여우 중 가장 서열이 높은 ‘걸이(7~8살)’로 확인됐다.

사막여우는 평균 12~13년 정도 산다. 장순이는 올해 7~8살로 사람으로 따지면 50대 중년이다. 사육사는 노산인 장순이를 위해 고단백 음식을 제공하고 분만실로 따로 마련해 다른 사막여우들과 격리했다. 여우 등 개과 동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새끼를 잡아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순이 말고도 다른 사막여우 암컷인 ‘아낄(7~8)’도 현재 임신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막여우의 임신 기간은 50~52일이다. 한번에 2~5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이공철(38) 사육사는 “장순이가 동물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고단백 음식을 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한 게 출산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동물들의 원만한 출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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