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크레인이 경인국철 덮쳐 운행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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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복합건물 신축 공사장의 대형 크레인이 경인국철 선로를 덮쳐 3명이 부상했다. 또 동인천역에서 부천역까지 상하행선 양방향 전철 운행이 전면 정지됐다.

16일 인천시소방안전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복합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30m 높이의 타워크레인과 40m 높이의 차량용 크레인이 경인국철 1호선 부평역 선로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크레인 운전기사 박모(45)씨 등 3명이 다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고정식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차량용 크레인을 덮친 뒤 부평역 상하행선 선로로 쓰러졌다.

이로 인해 경인국철 1호선 부천역과 인천역 구간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급행 열차는 구로까지, 일반 열차는 부천역까지만 운행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선로에 쓰러진 크레인을 제거하고 선로를 복구하고 있다"며 "최종 복구는 첫 열차가 운행하는 내일(17일) 오전 5시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이 중단돼 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인천시와 경기 부천시도 교통 대책을 내놨다. 인천시는 부천시내 8번 노선 버스 42대의 종점을 송내역에서 부천역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 12번과 30번 노선 버스 각 4대와 인천시청 통근버스 4대를 부평~부천 구간에 왕복 운행하도록 했다.

부천시도 88번 시내버스 8대를 소사~부천~부평 구간에 투입해 5분 간격으로 운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서 고정식 크레인을 설치하면서 콘크리트를 부실하게 넣었는지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고정식 크레인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지지대 기초 타설 작업을 부실하게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정식 크레인을 설치할 땐 땅을 파서 콘크리트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크레인 지지대를 고정하는데 사고 현장에선 콘크리트가 파손돼 지지대가 모두 뽑혀나와 있었다"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규정에 맞지않았을 가능성 등 여러가지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을 조사하고 부실 공사 여부 등이 드러나면 관계자들을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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