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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가 설립한 이공계 중심 대학…국내 유일 해군 부사관 학군단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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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과학기술대학 해군 부사관 학군단 창설식이 개최됐다. 앞서 후보생들은 하계 입영훈련을 받았다. [사진 경기과학기술대]

안정적인 취업이 대학생들의 중요한 목표중 하나가 되고 있는 요즘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군무원과 직업군인이 취업현장의 블루칩이 되고 있다. 학생군사교육단( ROTC)의 줄임말인 학군단은 대학에서 소정의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전원 장교로 임관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에서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장교와 함께 군 간부를 구성하는 부사관 인력의 강화를 위해 부사관만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부사관 학군단( RNTC)이 출범하게 됐다.

중소기업집적단지인 시화·반월스마트허브(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이공계기술인력 양성중심대학이다. 교육부가 지난 2012년 수도권지역에서 최초로 WCC(World Class College)로 선정했다. 2014년에는 이공계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3월 해군 부사관 학군단 시범운영대학으로 선정돼 같은 해 10월 해군과 부사관 학군단 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고 국내 유일의 해군 부사관 학군단을 설치했다. 이러한 우수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2015년 9월에는 교육부장관 대학표창을 받았다.

경기과학기술대 해군 부사관 학군단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필기시험과 체력검정, 면접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생 26명을 선발했다. 이번 해군 부사관 학군단 설치로 경기과학기술대학은 직업군인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을 마련해 놓은 셈이다.

부사관 학군단, 즉 RNTC로 불리는 이 제도는 지난 대선 시 대통령 국정과제로 선정돼 추진돼 왔다. 정부는 2022년까지 우리 군 병력을 현재 63만명에서 52만명으로 11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부사관 등 간부 비율을 지금보다 13%가량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첨단화되는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를 전담할 부사관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고 최첨단화된 군의 무기체계로 인해 운용과 관리는 대부분 부사관이 맡고 있다. 군의 최첨단화된 무기체계를 운용할 부사관에게도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해지면서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초대학군단장을 맡은 최인호(해사, 예비역 대령) 교수는 “경기과학기술대에는 고급기술부사관을 양성할 수 있는 특성화학과가 많고 2년제와 3년제 학생을 동시에 선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해군에서 필요한 전문지식과 리더십을 겸비한 맞춤형 정예 부사관을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4일 경기과학기술대학에서 해군 부사관 학군단 창설식이 개최됐다. 후보생들은 창설식에 앞서 2주 동안 하계 입영훈련을 받았으며 2015년 2학기부터 시작해 앞으로 3개 학기 군사학 교육을 마치면 전원 임관된다. 현재 각 대학에서 설치·운영되고 있는 부사관학과 등을 졸업하면 별도의 부사관 선발시험을 거쳐야 하지만 부사관 학군단은 정해진 군사학 교육과정을 마치면 전원 임관되는 엄청난 메리트를 갖고 있는 셈이다.

경기과기대 해군 부사관 학군단 서승범 제1기 후보생(전자통신과·20)은 “특전사에서 복무하다 지금은 경찰이 되신 아버지를 보면서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어느 대학을 갈지 고민하고 있을 때 경기과학기술대학에 해군 부사관 학군단이 창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내게 큰 기회다 싶었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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