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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프라 8조 달러 시장 … AIIB, 한국 기업 참여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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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진리췬

“프로젝트 선정 기준은 무엇입니까?”(대우증권 관계자), “친환경 기술 도입 기업의 인프라 투자 참여 기회는 어느 정도입니까?”(포스코 관계자)

 지난 8일 한국을 찾은 후 9일 오전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 지명자에게 기업·금융인들은 여러 궁금증을 쏟아냈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기업에 AIIB 설립이 새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묻어났다. 진 지명자는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 수요는 향후 10년 동안 8조 달러에 달한다”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지명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진 지명자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기자간담회를 하고 연내 공식 출범하게 될 AIIB의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AIIB가 아시아 인프라 투자에 대한 다양한 구상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교통·항만·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AIIB 부총재직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국적이든 우수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분을 기대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향후 중국 경기에 대해 진 지명자는 낙관적인 견해를 비쳤다. 그는 “중국 경제는 ‘뉴 노멀(New normal)’ 단계로 접어들어 성숙하는 과정”이라며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평가절하와 관련해서도 “인민은행은 시장 중심의 환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평가절하는 시장 중심 환율로 가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진 지명자는 “다자간 기구의 지원을 받으려면 북한의 경제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북한이 이 같은 기본 조건을 충족해 AIIB 회원이 될 수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창설을 주도한 국제금융기관인 AIIB는 연내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의 AIIB 지분율은 3.81%로, 전체 57개 AIIB 창립 회원국 가운데 중국·인도·러시아·독일에 이어 다섯째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 정부는 AIIB와 한국 기업 간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AIIB가 발행하는 채권에 참여하고 신탁기금(트러스트 펀드)을 설립해 AIIB의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돕겠다”고 밝혔다.

 진 지명자는 1949년생으로 세계은행 대리이사, 중국 재무부 부부장(차관급),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 이사장,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24일 AIIB 회원국 전원 합의에 따라 초대 총재에 지명됐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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