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P 연중 최대폭 상승 … “미국 금리 인상 연기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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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6%(55.52포인트) 오른 1934.20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지난 사흘 동안의 하락폭(36.85포인트)을 단숨에 만회했다. 코스닥지수도 660.67로, 전날보다 3.52%(22.45포인트) 올랐다. 기관 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만 519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코스피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는 이날까지 25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외국인은 장초반 수백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해 순매도 행진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오후 1시께 매도 우위로 돌아서 결국 14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도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값은 전날보다 11.5원 오른(환율 하락) 1189.4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1180원대가 된 건 지난 2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한국 증시만 오른 게 아니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7.71%(1343.43포인트) 폭등하면서 1만8770.51로 장을 마쳤다. 지수 상승폭으로는 1994년 1월31일(1471포인트) 이후 21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전날까지 13%나 하락했기 때문에 다른 증시보다 상승폭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토픽스지수도 6.27%(88.76포인트)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1505.47에 안착했다.

 전날 상승 마감하면서 세계 증시 동반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한 중국 증시는 9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9일 2.29% 상승한 3243.09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와 대만가권지수도 각각 2.91%와 3.57%의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전날 중국과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세계 증시 반등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상하이증시와 다우지수는 중국 수출지표의 부진에 따라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92%와 2.42%의 상승세를 보였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단기 급락세가 진정되고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신호가 없다”며 “당분간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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