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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항공편으로 미사일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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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이 항공기편으로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는 것이 한.미 정보당국에 의해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12월 예멘으로 미사일을 싣고 가던 서산호가 인도양에서 스페인군에 나포된 사건 이후 북한이 수출 방식을 바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이 같은 방법으로 미사일은 물론 플루토늄이나 농축 우라늄과 생물.화학무기 등을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지난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PSI)'회의 를 주도하는 등 북한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지난 10일까지 2개월여 사이에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이란의 IL-76 수송기가 북한 순안공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이란으로 직항하는 것을 인공위성으로 포착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또 북한과 이란 현지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종합한 결과 컨테이너에 탄두와 몸체를 분리한 미사일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미사일이 1998년 파키스탄에 수출한 적이 있는 노동미사일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보 관계자는 "순안공항을 이륙한 IL-76 수송기는 중국 상공을 거쳐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중앙아시아 각국 상공을 경유해 이란으로 직항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말하고 "지난해까지는 이란의 항공기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연간 한두 차례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른 정보 관계자는 "미국이 최근 미사일 수출을 막기 위한 합법적 검색 방안을 거듭 촉구하는 이면에는 북한의 미사일 판매가 있다"면서 "미국은 서산호 나포 때 일었던 국제법 위반 논란을 피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수출을 봉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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