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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컵 무승, 최진철호 ‘이승우 딜레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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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브라질 수비에 꽁꽁 묶여 슈팅을 하나도 날리지 못한 17세 대표팀 공격수 이승우. [사진 대한축구협회]

2무1패 3골 5실점. 10월 17일 칠레에서 개막하는 17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을 한 달 앞두고 우리 대표팀이 실전 모의고사에서 거둔 성적표다. 선수 구성과 전술에서 모두 약점을 노출해 최진철(44)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한국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5 수원 컨티넨탈컵 17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 3차전에서 0-2로 졌다. 전반 13분 레오 자바가 슈팅한 볼이 골키퍼 안준수(17·영석고)의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에로닐두가 추가골을 넣었다.

 스코어 뿐만 아니라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개인기는 물론, 체격과 체력에서도 한 수 위인 브라질을 맞아 이렇다 할 대응책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직력은 기대 이하였다. 공격 전개 속도와 패스 정확성이 떨어졌고 압박은 느슨했다. 상대 미드필드진의 롱패스 한 방에 수비진 대열이 허물어지며 뒷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한국은 앞서 치른 나이지리아전(1-1무)과 크로아티아전(2-2무)을 포함해 이번 대회 세 경기서 모두 실점하며 승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이승우 딜레마’도 이어졌다. 이승우의 컨디션에 따라 공격력이 춤을 췄다. 지난 4일 크로아티아전에서 화려한 돌파로 2골을 터뜨린 이승우는 스피드와 체격을 겸비한 브라질 수비수들 앞에선 90분간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꽁꽁 묶였다. 최진철 감독은 경기 후 “승우는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경기력이 차츰 좋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오늘 경기는 미드필드진의 지원이 다소 미흡했고, 브라질이라는 네임밸류에 우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최전방 공격수와 섀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유주안(17·매탄고)과 나눠 맡겼는데, 호흡이 좋았다. 나머지 선수들과의 협력 플레이 완성도를 높이는 게 승우의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수원컵 상대팀 세 나라는 모두 U-17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다. 브라질은 본선 B조 첫 경기 상대다. 나이지리아는 본선에서 만날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10월 21일) 크로아티아는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10월 24일)의 가상 스파링 파트너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는 내가 가진 것의 20~30%정도 보여준 것 같다.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고 수비 가담 비율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돌출행동으로 주목받는 걸 알고 있지만, 늘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판을 차는 등 생각 없는 행동들에 대해 감독님과 주변 분들께 많은 조언을 구했고,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세 이하 대표팀은 오는 2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29일부터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본선 개막에 맞춰 칠레로 건너갈 예정이다.

수원=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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