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구하려 출동했다 예인선과 충돌, 공기부양정 사고로 해경 1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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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응급환자를 구하기 위해 공기부양정을 차고 출동했다 정박한 예인선과 충돌해 부상을 입은 해경이 치료를 받던 과정에서 숨졌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30일 선박사고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오진석(53) 경위가 이날 오전 5시26분쯤 순직했다고 밝혔다.

오 경위는 지난 19일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고 해경 공기부양정 H-09정을 타고 출동했다 정박해 있던 예인선과 충돌하면서 부상했다. 당시 그는 부상한 다른 해경 대원들을 모두 병원으로 옮기고 공기부양정까지 안전하게 복귀한 뒤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경위는 복강 내 출혈이 발견돼 수술까지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결국 숨을 거뒀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오 경위는 평소에도 사명감이 투철하고 후배를 살뜰히 챙겨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며 "사고 당일에도 부상을 입었는데도 공기부양정 부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고 말했다. 오 경위의 영결식은 오는 1일 오전 10시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서 인천해양경비안전서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한편 해경은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쯤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고 공기부양정 H-09호를 타고 긴급 출동했다가 인천시 중구 영종도 삼목선착장 앞 800m 해상에서 정박해 있던 319t급 도선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내부에 타고 있던 경찰관 11명 가운데 7명이 다쳤다. 함께 충돌한 도선엔 승선자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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