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전 칼라일 포기…MBK 대 KKR 2파전으로

중앙일보

입력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이 홈플러스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써 약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전은 국내 사포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미국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홈플러스 본입찰에 참가했던 칼라일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칼라일 측에 (입찰전)초반부터 ‘힘이 부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테스코가 6조7000억원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그어놓은 가운데 인수 금액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칼라일의 공동투자 파트너였던 GIC도 자동 탈락했다.

결국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KKR이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됐다. MBK는 국민연금과, 싱가포르 양대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컨소심엄을 이룬 상태다.

이에 맞서 KKR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전이 결과적으로 국내자본 대 해외자본간 경쟁 구도로 흐르는데다, 특히 인수 후보자 중 하나인 KKR이 지난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OB맥주를 인수했다가 AB인베브에 되판 전력이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테스코 측은 MBK와 KKR을 대상으로 한 본입찰을 이후에도 다시 경쟁을 붙이는 경매호가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사가 HSBC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가운데 홈플러스 매각 딜은 7조원 안팎에서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시급한 테스코가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인 약 6조7000억원에 다소간의 플러스만을 붙여 신속하게 매각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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