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최소한 30명을 동성애라는 죄목으로 살해했다고 국제 동성애자 인권단체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서 증언했다.
유엔 안보리가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LGBT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다루는 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주재 칠레 대사와 함께 모임을 주선한 서맨사 파워 유엔 미국 대사는 “유엔 창설 70주년이 된 지금이 전세계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LGBT들의 운명을 유엔이 본격적으로 다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제 게이 및 레즈비언 인권위원회 전무 제시카 스턴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가 세운 법정이 동성애자들을 돌던지기·총살·참수·낙하 등으로 최소한 30명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탈출한 게이 수브히 나하스(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부는 2011년 내전이 시작되자 반정부 세력을 동성애자라며 비난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2012년 알카에다 계열의 무장단체 누스라프런트가 시리아의 이들리브를 점령하자 이들은 “도시에서 동성애자를 청소하겠다”고 선언한 뒤 학살을 시작했다. 지난해 IS가 이들리브를 점령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나하스는 “동성애자 처형장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민들은 마치 결혼식 하객처럼 환호를 보냈다”며 “만일 빌딩에서 떠밀려 떨어진 동성애자가 아직 살아 있으면 시민들이 돌을 던져 죽였다”고 증언했다. 나하스는 시리아를 탈출해 터키로 갔으나 IS에 가입한 지인을 만나 생명의 위협을 받아 미국으로 도망쳐야 했다고 말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