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내정자, 순다 파차이는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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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흔들리면 스타가 탄생한다. 구글의 지배구조가 요동치면서 순다 파차이(43)란 인물이 비상하고 있다. 그는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되면 자회사가 될 구글의 최고 경영자(CEO)로 내정됐다.

2004년 입사한 파차이는 11년 만에 구글 정상에 올랐다. 구글이 젊은 회사지만 아주 예외적인 초고속 승진이다. 그는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개발해 성공시켰다. 현재는 래리 페이지 현 CEO에 이어 ‘넘버 2’다. 안드로이드?구글앱스뿐 아니라 검색?지도?광고 등을 총괄하고 있다.

페이지가 지주회사 알파벳 CEO를 맡으면 구글의 기술개발과 비즈니스가 모두 파차이 몫이 된다. 파차이는 2008년 크롬을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현지시간) “크롬의 시장 점유율이 45%를 웃돈다”고 전했다.

파차이는 개천에서 난 용이다. 그는 1972년 인도 동해안 공업도시 첸나이에서 전기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명문인 인도기술대(IIT)를 졸업한 뒤 부모가 저축한 돈을 탈탈 떨어 미국 유학에 나섰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재료공학과 반도체를 공부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파차이가 박사 과정을 마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석사과정을 마친 뒤 취직했다”며 “나중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을 마쳤다”고 전했다. 파차이가 구글 내에서 고속 승진하면서 그의 인도기술대 선배인 빅 군도트라와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이 구글을 떠났다.

뿐만 아니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도 파차이가 부상하면서 구글과 결별했다. 파차이는 기술개발에만 능통한 게 아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그는 충돌하는 의견을 잘 조율할 줄 안다. 구글 직원들에 사이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최고의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조직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이란 얘기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사진제공=구글·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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