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추경이 효과 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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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한경연 초빙연구위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후 추경까지 편성됐다. 지금 경제상황은 그 만큼 위중하다. 다만 빚을 내서 하는 추경이므로 재정지출 효과가 큰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 학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재정승수(재정지출의 성장효과)가 정부투자지출의 경우에는 0.8 내외, 정부소비지출의 경우에는 0.5 내외, 이전지출의 경우에는 거의 제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민생지원, 사회적 일자리창출 등 이전지출 보다는 재정지출 효과가 크고 성장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인프라 등 투자지출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번 발표한 한국형 뉴딜정책이 좋은 예다. 댐 건설도 필요하다. 여름이면 전력난으로 공장가동을 자율조절할 정도이니 전력투자도 필요하다. 노후화된 전철, 상하수도의 개보수도 필요하다. 항만 등 동북아 물류허브 구축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겪어면서 안전과 방역대책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도 시급하다. 재정지출도 반짝 효과만 있고 빚만 남는 퍼주는 복지나 이전지출 보다는 이처럼 필요한 분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 바람직하다. 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에도 산에 나무를 심거나 신작로 만드는데 나오는 사람들에게 배급을 주었다.

 재원조달 방법도 중요한 변수다. 이미 금년에 약 7조~8조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그 경우 시장금리가 올라서 효과를 줄이게 된다. 2013년 추경 때에도 시장금리가 올라서 추경효과를 일부 상쇄한 적이 있었다. 아울러 규제개혁도 중요하다. 2015년 5월 현재 등록된 규제건수만 14681건이다. 규제를 10% 줄이면 설비투자가 4% 증가하고 성장을 0.36% 높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규제당국이나 이해그룹의 반발무마가 쉽지는 않겠지만 강력한 리더쉽으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 금리인하 뉴딜 규제개혁의 삼박자가 이루어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한경연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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