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저도 불끈하는 제 성격이 싫다" 셀프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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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셀프디스' 캠페인 여섯번째 주자로 이용득 최고위원이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7일 '저도 불끈하는 제 성격이 싫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당에 많은 상처를 드렸다. 조금 참으면 될 것을 소리 지르고 욕을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돌아서면 늘 후회한다. 나잇값 못하는 제가 부끄럽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놓고 유승희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이다 욕설을 쓴 데 대한 반성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스스로(self)'를 공개 비판하는 형식의 '셀프디스' 캠페인을 지난달 23일부터 벌이고 있다. ‘디스’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ㆍ무례)’의 준말로 상대방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 문화에서 유래했다. 첫번째 주자였던 문재인 대표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고, 두번째 주자였던 박지원 의원은 “호남, 호남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그러나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노동문제 앞에서는 다시 피가 머리로 솟구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두차례나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그런 이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거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노동개혁이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라니요. ‘청년 일자리’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할 문제이지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일자리 걱정이 없어 저러시나. 이력서 쓸 일이 없어 저러시나. 일곱차례나 만나 노동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눴던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참는다. 큰소리치기에 앞서 방법을 제시하겠다”며 “기업도 노동자도 시민사회도 함께 양보하며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의 셀프디스는 “험한 입보다는 착한 귀를 더 크게 열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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