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한 멕시코 마약왕, 한 해 벌어들인 돈 3조500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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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연방교도소에서 탈옥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멕시코에서만 95개의 기업을 운영하며 매년 30억 달러(3조47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의 유력 일간지인 엘 우니베르살은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자산통제국(OFAC)의 보고서를 입수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구스만이 운영하는 기업 14곳은 최근까지 멕시코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거나 사업권 승인을 받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구스만이 이끌고 있는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조직원들은 전체 기업 가운데 25개를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구스만은 2001년에 처음 탈옥해 지난해 2월 검거됐지만 지난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운영하는 기업들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정상적인 활동을 해왔다. 또 구스만의 주 활동 지역인 시날로아주의 주도 쿨리칸에 위치한 기업 ‘누에바 인더스트리나 데 가나데로스’는 멕시코 연방정부로부터 3건의 인허가를 받았다. 아동보호센터 ‘에스탄시아 인판틸 니뇨 팰리스’라는 기업은 정부와 계약을 맺고 매년 49만 달러(5억6700만원)씩 지원받고 있다. 이 기업에는 시날로아 조직의 2인자인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의 딸이 조직원 4명과 함께 창업자로 등록돼있다.

미 재무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스만은 연간 최소한 30억 달러(3조4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정부 관리와 교도소를 매수해 탈옥할 수 있었던 자금력의 바탕이 되었다고 미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구스만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 순위에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오르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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