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는 결국 신격호 회장 손에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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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초유의 창업자 일선 퇴진 사태까지 불러온 롯데그룹 2세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갈등이 촉발된 원인과 향후 전망 등 궁금한 사안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신동주의 쿠데타’는 왜 일어났나.

 A.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주요 직책에서 해임되면서 시작됐다. 신 전 부회장이 2013년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이란 게 정설이다. 이후 롯데건설·롯데리아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에서도 해임되는 등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원롯데’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재기를 노린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불만이 고조됐다. 특히 지난 15일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자 전격적으로 거사를 도모했다.

 Q. 27일 신격호 회장이 이사 6명을 해임한 결정이 불법적이라는 신 회장 측 주장의 근거는.

 A. 롯데에 따르면 이사회가 정식으로 소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으로 이사들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고 일본롯데홀딩스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이 해임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부회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당시 상황 판단이 정상적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 앞으로 경영권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나.

 A.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보유 주식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한 뒤 이사 6명을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로 교체하면 판을 뒤집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27.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광윤사다. 형제가 똑같이 광윤사 지분 29%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광윤사 우리사주 지분(12%)이 신동빈 회장에게 주어져 최대주주가 되는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총을 소집할 실익이 미미해진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보유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몰아주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선 “돌발 상황에서 물러나게 된 신격호 회장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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