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믹서기에 갈고, 오븐에 넣고…트럼프에 보복하는 그레이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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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잠룡 도널드 트럼프에게 경쟁 후보 린지 그레이엄이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가 한 선거 유세장에서 그레이엄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자 그레이엄이 휴대폰을 엽기적으로 부수는 영상을 직접 제작해 배포한 것이다.

그레이엄은 22일(현지시간) 유투브에 ‘린지 그레이엄과 휴대폰 부수기’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1분짜리 동영상에서 그는 휴대폰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식칼로 자르며 믹서기에 넣고 간다. 골프채로 휴대폰을 멀리 날리고 휴대폰을 넣은 통에 석유를 콸콸 붓기도 한다. 건물 옥상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거칠게 휴대폰을 내던지기도 한다. 식빵 토스트기에 넣거나 오븐 속에 요리와 함께 넣어서 휴대폰을 굽는 우스꽝스러운 장면도 있다.

영상 말미에 그레이엄은 “이 모든 방법이 실패하면 트럼프에게 그냥 내 전화번호를 주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해버려서 전화와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이번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트위터에 “어차피 휴대폰을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기싸움은 그레이엄이 20일 CNN에 출연해 “공화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할 시점에 트럼프는 멍청이(jackass)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트럼프가 다음날 그레이엄의 상원의원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가서 “이 바보(idiot)같은 그레이엄이 TV에 나와서 나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다”며 그레이엄의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트럼프는 잇단 조롱과 막말 퍼레이드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는 현재 공화당 경선 후보 중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영상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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