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든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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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수 의혹으로 코너에 몰린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기자회견에서 망신을 당했다. 그가 “내년 2월26일 FIFA 회장 선거를 치를 것”이라 발표하는 도중 한 영국인 남성 코미디언이 그에게 불쑥 다가가 돈다발을 날리면서 이렇게 외쳤다. “옛다, 2026년 북한 월드컵 개최를 위한 돈이다.” 그가 날린 가짜 10달러 지폐들은 공중을 어지럽게 떠돌다 블라터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

이 코미디언은 사이먼 브로드 킨으로 왼쪽 가슴엔 ‘미디어’ 패스와 함께 북한을 상징하는 뱃지를 달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는 지금까지 월드컵 유치전이 뒷돈과 뇌물수수로 얼룩졌음을 고발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체제역시 지도부의 뇌물만 있으면 월드컵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이같은 해프닝을 꾸몄을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당황한 블라터 회장은 보안요원을 부르면서 “지금 상황은 축구와 무관하다. 이 자리를 먼저 정리해야 겠다”고 퇴장했다. 기자석에선 코미디언에 대한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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