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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反NEIS 수업' 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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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S중학교 3학년 6반 교실. 당초 '물상'수업 시간이었지만 전교조 소속 金모(46)교사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반대 공동수업'을 시작했다. 공동수업은 전교조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NEIS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행사.

이 학교 朴모 교감은 "(학교의 사전 허락 없는 공동수업) 하지 마세요"라며 만류하다 곧 포기했다. 학생들은 金교사에게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NEIS 관련 비디오테이프를 시청했다. 이어 문답이 진행됐다.

"NEIS를 하면서 선생님들이 여러분의 동의를 구한 적 있나요?"(金교사)

학급 학생 24명은 "아니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NEIS 시행으로 교육청에 정보가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金교사)

"자기도 모르게 불리한 정보가 올라갈 수 있어요."(한 학생)

수업을 마친 후 金교사는 "NEIS 공동수업은 정보화 시대에 인권의 개념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연가(年暇) 중인 교장을 대신해 학교를 지킨 朴교감은 곤욕을 치렀다. 그는 "정규 수업시간에 사전 허가 없이 이 같은 공동수업은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공동수업 첫날이어서 실제 진행된 수업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19일까지 공동수업을 계속할 계획이어서 수업을 둘러싼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전국 초.중.고교가 NEIS를 둘러싼 교육계 갈등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공동수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각 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자료 정리를 NEIS로 할지 아니면 수기(手記)나 종전 시스템인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으로 처리할지를 놓고 교사들 간 의견이 달라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선택 권한을 일선 학교에 넘겼다.

전체 교사 중 전교조 소속 교사가 절반을 넘는 서울 둔촌고는 NEIS.수기.CS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김명자 교장은 "개인적으로는 NEIS를 선호하지만 교장이 결정한다고 원만하게 추진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학교와 마찬가지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학교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전교조 인천지부 등 일부는 NEIS를 강행하려는 교장에 대해 "일반 교사에 대한 직권남용.강요죄에 해당하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Y중학교는 조만간 교무회의를 열어 NEIS 시행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학교 교장은 "61명 교사 가운데 15명 정도가 전교조 교사지만 현재로서는 NEIS 시행에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교장이 전국 초등교장단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방초등학교도 NEIS를 선택하려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고는 교사들끼리 3학년은 NEIS, 1.2학년은 수기를 사용한다고 묵시적으로 합의했다.

김남중.강홍준 기자

[바로잡습니다] 6월 10일자 7면에 게재된 '전교조 反NEIS수업 강행'기사의 제목이 일부 지역에 배달된 신문에는 NIES로 잘못 표기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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