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울산을 조선산업 거점 도시로”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울산대학교에서 열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조선해양플랜트에 친환경 기술과 ICT를 융합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울산을 차세대 조선산업의 세계 거점 도시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과 함께 조선해양플랜트존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철 센터장,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박 대통령, 최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스마트십 시스템을 장착한 선박의 조타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단지가 밀집한 한국 경제의 ‘산업 수도’다. 특히 글로벌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다. 이런 울산을 에코 십(Eco Ship·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십(Smart Ship·스마트 선박)의 전진기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15일 문을 열었다. 15번째 혁신센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울산대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해 “조선·해양플랜트에 친환경 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울산을 ‘차세대 조선산업’의 세계 거점도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센터는 ‘창조마루’와 ‘융합마루’ 두 곳으로 나눠 완공했다. 울산대 공학5관에 자리잡은 창조마루는 1221㎡(370평) 규모다. 선박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인근 울산 벤처빌딩에 있는 ‘융합마루’는 607㎡(184평) 규모다. 창업 멘토링과 금융 서비스, 법률 상담 같은 창업 보육을 지원한다. 두 센터는 현대중공업과 울산시가 협력해 운영한다. 주요 사업은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재도약 지원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 육성 ▶민간 창업 보육기관과 혁신센터 연계 ▶지역특화 3D 프린팅 산업 육성이다.
박 대통령은 “세계 조선업에는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선박이란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1990년대 선진국이 도입한 ‘유조선 기름유출 방지를 위한 이중 선체 의무화’가 우리 조선 산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듯 최근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도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혁신센터는 에코 십과 스마트 십에 집중한다. 국내 ‘빅3’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혁신센터를 기반으로 한 ICT 중소기업, 울산대를 비롯한 연구기관 50여개와 협력해 이들 차세대 선박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또 관련 특허 2500건을 개방해 중소 조선업체나 부품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중소 조선업체의 생산공정을 분석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자재 국산화’도 추진한다. 해양플랜트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해외 업체에 로열티로 지불하던 관행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다. 혁신센터는 기자재 국산화 ‘오픈 마켓’을 구축해 국산화 개발 중점 품목부터 선정키로 했다. 빅3 업체가 국산화에 뛰어든 중소기업 기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3D 테크숍’을 만들어 예비 창업자나 중소업체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서 개발한 제품은 검토후 품질 인증을 해주고 시험선 탑재도 지원한다.
서울의 민간 창업보육기관인 ‘MARU180’과 연계해 창업 인프라를 공유하고 일대일 멘토링, 기술 공모전, 투자유치 행사도 연다. 현대중공업은 1600억원 규모 펀드도 조성해 창업을 도울 계획이다.
신용호·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에코 십·스마트 십=에코 십은 친환경 선박이다. 선박을 대형화하고 모양을 바꿔 연료를 기존보다 20~30%덜 쓰고도 같은 효율을 낸다. 오염물질 배출도 줄여 새로운 국제 환경규제를 충족시킨다. 스마트 십은 ICT 기술을 선박에 적용해 안전·운항 효율을 향상시킨 선박이다. 선박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지에서 모니터링하고 선박 내 통합시스템을 실시간·원격제어하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