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탄탄하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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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일본 증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 그리스에서 촉발된 증시 불안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방어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8일 니케이225지수(이하 니케이지수)의 종가(1만9737.64)는 직전 최고점(2만952.71)보다 불과 5.8% 하락했다. 코스피지수의 8일 종가가 직전 최고점보다 7.92% 떨어진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다른 지수와 비교하면 니케이지수의 견조함은 더욱 도드라진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12일의 직전 최고가(5178.19) 대비 32.27% 하락했다. 홍콩 항셍종합지수는 21.85%, 독일 DAX지수는 13.83%의 직전 최고가 대비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니케이지수보다 2~5배 더 떨어졌다. 미국 다우지수(-3.13%)와 S&P500지수(-2.5%) 정도만이 니케이지수보다 더 적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그동안 덜 올랐던 것도 아니다. 니케이지수는 연초부터 5월까지 18% 올라 중요 지수 중 상하이종합지수(38%)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이 오르고 적게 내린 일본 증시를 ‘폭풍 속의 피난처’라고 표현했다.

 일본증시 강세는 최근 펀드 수익률에서도 나타난다. 8일 펀드슈퍼마켓에 따르면 3개월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는 중국 주식형펀드 100개 중 수익을 올린 펀드는 30개에 불과하다.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펀드들이 손실을 냈다. 유럽 주식형 펀드 역시 24개 중 20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일본 주식형 펀드의 경우 20개 펀드가 3개월간 2.73~6.76%의 수익을 기록했다. 손실이 발생한 펀드가 한 곳도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골드만삭스가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일단 ‘아베노믹스’ 효과가 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전년 대비 실질소득 증가율이 4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했다. 구인 대비 구직 비율도 1.19로 2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 증가→소비 증가→내수활성화→기업실적개선→투자 및 고용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투자자도 이를 감지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2014년 말부터 북미 지역으로의 펀드 자금 유입이 감소하고, 일본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양적완화 차원에서 올해 말까지 3조5000억엔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도 일본 내수진작과 증시 부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니케이지수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당분간 추가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니케이지수는 전날 전 세계 지수 중 드물게 큰 폭 상승한 데 대한 부담감이 반영된 듯 -3.14%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인이 일본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 방법은 펀드 투자다. ‘피델리티재팬증권자투자신탁’, ‘맥쿼리파워재팬증권투자신탁1호’, ‘한화재팬코아증권투자신탁1호’ 등은 3개월 수익률이 5~6%에 이른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는 증시 상승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하이1.5배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을, 보수적인 투자자는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인 ‘KB스타재팬인덱스자투자신탁’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수수료와 의무 유지기간 등의 제약으로 펀드가 싫다면 개별 종목처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ETF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일본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하는 타이거일본ETF와 코덱스재팬 ETF가 상장돼 있다. 상승시에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킨덱스일본레버리지와 케이스타 일본레버리지ETF, 지수 하락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킨덱스일본인버스 ETF도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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