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군 수송기 주택가 추락 최소 116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30일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州) 메단에서 113명이 탑승한 군 수송기가 주거지역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메단 공군기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최소 116명이 숨졌다. [메단 AP=뉴시스]

인도네시아 북(北)수마트라주(州) 메단의 주거지역에 30일 군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113명과 주민 등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추락한 수송기는 인도네시아 공군 허큘리스 C-130 수송기였다. 수송기는 군 물자 등을 싣고 이날 오후 12시 8분 메단 공군기지를 출발해 나투나 제도로 향했다. 사고기는 이륙한 지 2분 만에 추락했고, 공군기지에서 5㎞ 떨어진 주택가 신축 건물을 덮쳤다.

 사고 수송기에는 조종사 등 승무원 12명을 비롯해 113명이 타고 있었다. 메단 공군기지 대변인은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한 탑승자는 모두 군인 가족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아구스 수프리아트나 인도네시아 공군 참모총장은 “탑승자 중 생존자는 없다”고 확인했다. 사망자 116명 중에는 어린이 1명도 포함됐다.

 이번 추락 사고가 발생한 메단 지역은 인구 200만 명의 대도시로 인도네시아의 경제 중심지에 해당한다.

 수송기가 거주 지역에 떨어지는 바람에 지상에서도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송기가 떨어진 지역은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였다. 현지 주민인 재뉴어는 “사고기가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미 상당히 기체가 기울어 있었고 연기가 나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사고 수송기의 제작연도가 1964년으로 이미 50년 가까이 됐다는 점을 들어 기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조종사가 이륙 직후 회항을 요청했던 점으로 미루어 엔진에 문제가 있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공군 당국자는 해당 수송기는 양호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군(軍)과 민간에서 항공 안전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2년 6월에는 포커-27 군 제트기가 자카르타 주거 지역에 추락해 11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에도 F-16 전투기가 자카르타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던 순간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민간 항공 안전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05년 메단에서는 만달라 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구 밀집 지역으로 추락해 1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2월에도 민간 항공사인 에어아시아 비행기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중 자바 해(海)에서 추락해 162명이 사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