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2008~2011학번 취업문 더 좁아질 것"

중앙일보

입력

2008~2011학번 세대가 졸업하는 향후 3년간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난을 해결하려면 초·중·고에서 진학이 아닌 ‘진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청년실업 전망과 대책 보고서’에서 올해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9.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016년 9.7%, 2017년 10.2%, 2018년 9.9%로 실업률이 고공 행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상의는 20년 전 대학 입학 문턱을 낮춘 ‘정원 자율화 정책’이 대졸자 공급 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1990년 20만명(진학률 33.2%)이던 대학 진학자는 1996년 정원 자율화로 27만명(진학률 54.9%)까지 뛰었다. 지난해는 36만명(진학률 70.9%)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부터 2018년까지 사상 최고 대학 진학률을 기록했던 08∼11학번 세대가 대거 졸업한다. 2016년 31만9000명, 2017년 31만7000명, 2018년 32만2000명이 사회로 나온다.

반면 기업은 내년부터 정년연장을 시행한다. 올해 대기업 은퇴자는 1만6000명에서 2017년 4000명 선으로 줄어든다.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16만8000명에서 3만8000명으로 쪼그라든다. 그만큼 신입직원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대한상의는 해결책으로 초·중·고 시절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한 교육 대신 취업을 목적으로 한 조기 진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학·대학원 졸업자가 40만 명인데 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16만개(정부 1만8000개, 공기업 2만2000개, 30대 그룹 12만 개 등)에 불과하다. 즉 ‘대학 진학=좋은 일자리’ 등식이 깨졌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독일에선 도제식 직업학교제를 운영해 고교 졸업자 60%가 사회에 바로 진출한다. 스위스·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44%와 53%로 한국보다 낮다. 하지만 청년 취업률은 각각 62%, 46%로 한국(40%)보다 높다.

대한상의는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기업이 이공계생을 선호하는 만큼 인문계생들에게 1년 간 이공계 교육을 시켜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규제 개혁을 통한 청년 창업 활성화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대학생 창업비율이 10%를 웃돌고 중국도 2.3%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0.0007%에 불과하다.

대한상의는 임금피크제를 조기 정착시켜 좁아진 취업시장 문을 넓히자고도 제언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노사합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일본처럼 세대간 상생을 위해 노사가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