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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장세주·남윤영 퇴진 … 장세욱 부회장 1인 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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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장세주(左), 장세욱(右)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25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남윤영 사장도 대표이사에서 동반 퇴진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 체제로 바뀐다. 지금까진 이들 3인이 공동 대표로 회사를 경영해왔다. 회삿돈 횡령 혐의로 옥중 재판을 받고 있는 장 회장을 대신해 동생인 장 부회장이 ‘비상경영’에 나선 것이다. 동국제강은 2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영진 인사를 했다.

 특히 장 회장은 이날 e-메일을 통해 ‘임직원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보내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경영위기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겠다”며 “임직원 모두 새로운 변화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장 회장은 회사 자금 200억원을 횡령하고, 해외 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7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익성 악화로 시련을 겪고 있는 동국제강 이사회는 이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사업 개편안’도 확정했다. 먼저 현재 연간 340만t을 생산하는 후판 사업을 현재 당진·포항의 2개 공장 체제에서 당진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후판 생산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지만, 대규모 적자로 경영난의 원인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매출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손실 규모를 최대 3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공장 단일화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나 시장 확대가 없어도, 올 하반기부터 흑자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동국제강도 지난해 매출액 6조6909억원, 당기순손실 1184억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4월엔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에 착수해 삼성생명에 4200억원을 받고 넘겼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브라질 고로제철소 건설과 연계한 일관제철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JFE 스틸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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