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1억원 지원한 정몽준, 영화 관람후 "슬프면서도 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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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 제작비로 2013년에 1억원을 지원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2 월드컵 축구대표팀 멤버였던 이운재·안정환씨와 함께 시사회에 참석한 뒤 “슬프면서도 화가 나는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오전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해군 참수리-357호정에 기습공격을 가한 사건을 다뤘다. 당시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북측에서도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연평해전이 벌어진 날엔 한ㆍ일 월드컵 3ㆍ4위전이 열렸다.

영화에는 안정환씨가 이탈리아전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는 장면, 이운재씨가 스페인전 승부차기 때 골문을 지키는 장면도 나온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2002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정 전 의원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뒤 “북한의 도발에도 화가 나지만 (북한이 쏘기 전에는 먼저 발포하지 말라는) 잘못된 교전수칙으로 인해 희생된 장병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ㆍ일 월드컵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제2연평해전이 발생해 희생 장병에게 늘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선 “NLL에 대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잘 모르면서 그 주장을 전파해선 안 된다”며 “국방 안전을 튼튼하게 하는 건 1차적으로 군이지만 국민들도 관심을 갖고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영화가 반공영화라는 논란이 있는데 편 가르기를 떠나서 6ㆍ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에 대해 진실을 알리는 좋은 영화를 더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영화 연평해전의 개봉일은 6ㆍ25를 하루 앞둔 24일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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