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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출신 김현웅 법무 … 아버지는 박정희와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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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현웅 서울고검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과 원칙을 지켜내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황교안 국무총리 취임으로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에 김현웅(56·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검장을 지명했다. <중앙일보 6월 18일자 1면>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고검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자리에 부름 받아 어깨가 매우 무겁다”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법과 원칙을 지켜내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제게 맡겨진 시대적 소임을 유념하면서 인사청문회를 성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호남(전남 고흥) 출신인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사회통합과 호남 배려 차원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호남 출신 법무부 장관으로는 이귀남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현 정부 출범 후 호남 출신 장관은 방하남(전남 완도) 고용노동부, 김관진(전북 전주) 국방부, 이기권(전남 함평) 고용노동부 장관이 있었다.

 특히 김 후보자는 1978년 12월 10대 총선 때 전남 고흥-보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옥중 당선된 김수(金守·95년 별세) 전 공화당 의원의 아들이다. 김 전 의원은 고시 13회 출신으로 광주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현직 건설부 장관이었던 신형식 전 공화당 의원, 야당인 신민당 중진 이중재 전 의원과 맞붙어 신 전 의원과 함께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엔 선거구에서 의원 두 명을 뽑는 중선거구제였다.

 김 전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중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당선된 후 79년 2월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같은 해 6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이끌던 공화당에 입당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2대째 인연을 맺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선대의 인연이 인선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검찰 내에서 수사와 기획 분야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법조브로커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구속 기소했다.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건 사법 사상 처음이었다.

 김 후보자가 김진태(63·14기) 검찰총장의 연수원 2년 후배라는 점도 주목된다. 일부에선 이 같은 ‘기수 역전’에 대해 ‘김 총장의 사퇴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진태 총장은 간부회의에서 “총장의 임기는 법에 명시된 국민과의 약속으로 잔여 임기를 마칠 것”이라며 사퇴 논란을 일축했다. 김 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일까지다.

‘기수 역전’을 감수하면서 김 후보자를 발탁한 데는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상당 부분 고려됐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장관 후보군 중 대형로펌 근무 경력이 없어 전관예우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김 후보자가 적임자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 5억2153만원을 신고해 차관급 이상 법무부·검찰 고위직 가운데 재산이 가장 적었다. 김 후보자 지명에는 황 총리의 의중도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13년 12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당시 장관인 황 총리 아래에서 1년2개월간 일했다. 

글=신용호·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 김현웅=▶전남 고흥 출신 ▶광주제일고·서울대 법학과 졸업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서부지검장 ▶법무부 차관 ▶부인 이상미(54)씨와 1남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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