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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라호텔 영업 중단 … 지난 5~8일 묵었던 40대 확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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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주신라호텔 찾은 역학조사단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투숙했던 제주신라호텔이 영업을 중단했다. 18일 역학조사단이 환자가 묵었던 객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제주도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가 묵었던 특1급 호텔이 영업을 중단했다. 그동안 메르스 청정 지역으로 꼽히던 제주도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 A씨(42)는 지난 5~8일 나흘간 제주를 여행했다. A씨와 부인, 아들, 친구 가족 등 12명은 지난 5일 오후 2~4시 제주공항에 내렸다. 렌터카를 타고 오후 5시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제주신라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6시쯤엔 호텔 앞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6일엔 호텔 뷔페와 수영장 식당을 이용했다.

 429실 규모인 이 호텔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업을 중단하고, 안정화될 때까지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 A씨의 체류 이후 투숙객과 현재 머물고 있는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있다. A씨를 접촉한 호텔직원들은 격리됐다.

 A씨 일행은 7일에는 승마장과 테마파크 등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방역 당국은 “7일부터 A씨는 몸이 안 좋아 혼자 차량 안에 있던 시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홍역을 치렀다. A씨는 지난 5일 낮 12시15분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KE1223편과 8일 오후 4시 제주발 김포행 KE1238편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이용했다. 대한항공 민경모 차장은 “ 승무원과 탑승구 직원 등 22명을 자가격리했다”고 말했다. KE1223편에는 317명 이, KE1238편에는 212명이 타고 있었다. 대한항공 측은 탑승자 명단과 연락처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아버지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때 동행했다가 14번 환자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일 직장에서 퇴근한 뒤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다 지난 13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17일에서야 중앙대책본부로부터 제주 여행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다 “내가 메르스에 걸리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또 병원 측이 격리 진료를 하려 하자 걸쇠를 부수고 나가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있는 병원에도 또 다른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강남성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52번 환자 B씨(66)가 대치동 이비인후과를 들렀다 . 해당 병원은 문을 닫았고 의료진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건물에 위치한 학원들은 소독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해당 병원 측이 홈페이지에 공지했는데도 방역 당국은 이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부 김모(43)씨는 “ 152번 환자는 8일부터 열이 났지만 충남 별장에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국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성탁·이현택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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