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수다 떨며 동영상·게임 동시에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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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오는 8월부터는 이동통신사가 달라도 ‘LTE음성통화’(VoLTE·Voice over LTE)가 연결된다. 이통사들이 ‘HD보이스’라는 이름으로 같은 통신사끼리 통화에서만 허용하던 VoLTE가 전면 확대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이 음성통화와 결합된 융복합 서비스가 늘고, 영상통화 품질도 3G보다 8배 이상 좋아질 전망이다. 다른 통신사 가입자 간의 망외통화까지 VoLTE를 확대한 것은 세계 최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이통3사는 17일 망외통화에도 VoLTE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3년 가까이 준비한 끝에 이통3사의 LTE 상용망을 연동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영상통화·발신자번호 표시 등 각종 부가서비스에 들어간 기술도 표준화해 3사의 LTE망에서 막힘없이 통하도록 맞췄다. 이통3사는 6월말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8월부터 일반 가입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11월까지는 VoLTE 상용화가 끝난다.

 VoLTE는 데이터망인 LTE를 이용해 음성·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음성은 2G·3G망으로, 영상은 3G나 LTE망으로 나눠서 전송했다. 하지만 주파수 대역폭이 넓고 통신망 효율성이 좋은 LTE망을 쓰면 음성·영상통화 품질이 확연히 좋아진다. 사람 목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또렷하게 들린고, 영상통화 화질도 3G 대비 8배 이상 좋은 HD급으로 올라간다. 음성통화를 하다가 영상통화로 전환도 잘되고, 통화연결 시간은 기존(평균 5초)보다 최대 20배 빨라진다.

 무엇보다 VoLTE를 통해 전화통화의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LTE 망을 타고 음성통화와 결합할 수 있다. 가령 실시간 통·번역 앱이 음성통화와 합쳐지면, 외국인과 통화 내역이 즉시 통·번역돼 언어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동영상이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전화통화로 약속장소를 정하던 도중에 상대에게 바로 사진이나 지도 정보를 보낼 수도 있다.

 이통사들은 음성통화 시장을 놓고 경쟁했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와도 겨룰 수 있게 됐다. 보이스톡을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는 16일 영상통화인 ‘페이스톡’과 채팅 상대와 동영상을 함께 볼 수 있는 ‘카카오TV’를 출시했다. 하지만 mVoIP는 와이파이가 아닌 LTE로 연결해 쓰면 LTE 데이터가 차감된다. VoLTE 음성·영상통화 모두 기존처럼 사용시간에 따라 요금이 결정된다. 음성통화량이 무제한인 월2만9900원 이상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 걱정없이 VoLTE를 쓸 수 있다.

 체질을 개선한 이통3사는 VoLTE를 활용한 다양한 통화 서비스로 이미 눈을 돌리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VoLTE를 통한 스마트 착신전화(가칭)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VoLTE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 TV·냉장고 등 인터넷과 연결된 다른 기기로 수신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전용 앱이 설치된 다른 기기에 음성통화 데이터를 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선보인 통화 플랫폼’ T전화의 부가서비스도 강화한다. KT 역시 전화가 걸려와도 게임이나 네비게이션 앱을 계속 이용하면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올레팝업콜을 VoLTE에도 적용한다. LTE 가입자 비중이 높은 LG유플러스는 올레팝업콜과 비슷한 멀티태스킹 지원 서비스 ‘유와(Uwa)’를 해외 로밍 중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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