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 선출 D-3… 보수·개혁파 세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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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밀실회의.18일 개최)가 다가오는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의 은밀한 논의와 협상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14일자는 "추기경단이 보수와 개혁파로 양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선데이 타임스는 소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해진 오푸스데이(가톨릭 내 보수 조직) 소속 추기경이 별도 모임을 가졌다고 전했다.

투표에 참여하는 115명의 추기경단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은 보수파다. 오푸스데이 회원인 훌리안 에란츠 추기경이 교황 장례식 직후 유럽 지역의 보수파 추기경들을 로마 교외로 초대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파의 좌장은 요제프 라칭거(77) 추기경이다. 그는 교황 장례식 미사를 집전하면서 경건하고 신중한 인상을 심어줬다. 콘클라베를 진행하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단점은 나이가 많고 너무 보수적이란 것이다.

소수지만 개혁파도 움직이고 있다. 벨기에의 호프리트 다넬스 추기경과 영국의 코맥 머피 오코너 추기경이 활발하다.

개혁파는 유력 후보로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78) 추기경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약점이 있다. 이미 밀라노 교구에서 은퇴했으며 고령에다 파킨슨병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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