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은 진정 … 초기 강력대응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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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과 홍콩에서 일주일 넘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메르스가 안정 단계로 진입했다. 의심환자에 대한 엄격한 격리와 발병 국가에서 입국한 내·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방역 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황옌중(黃嚴忠) 미국외교협회(CFR) 고급위생연구원은 지난 6일 신화통신에 “중국 위생 당국의 질병에 대한 감독과 위기 대응 능력을 고려할 때 메르스가 (중국에서) 창궐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가 제시한 이유는 ▶중동과 한국 등 환자 발생 국가가 많지 않고 ▶메르스의 사람 간 전염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이 공공위생 분야에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해 현급 단위 이상에서 훌륭한 방역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등 세 가지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앞으로 중국에서도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기 때문에 더 완벽한 공공위생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홍콩은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계속 시행 중이다. 중국 국무원은 8~12일 베이징과 닝샤(寧夏)후이(回)족 자치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을 무기 연기했다. 국무원은 7일 주중 한국대사관 측에 ‘현안 업무’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 언론인들과의 접촉으로 인한 중국 내 메르스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이 포럼은 한·중 중진 언론인 30여 명이 모여 양국 공통 관심사와 언론의 역할 등에 대해 토론하며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언론을 담당하는 류윈산(劉雲山)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도 10일 인민대회당에서 이번 포럼 참석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베이징의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최근 시내 모든 지역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에 대해 메르스 감염 여부를 전수 추적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시 출입국 검역 당국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모든 메르스 발생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발열·기침·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인 K씨와 접촉한 78명 모두에 대해 추적 조사를 완료했다. 앞서 격리된 72명이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9일 격리를 해제할 방침이다. 19명을 격리하고 있는 홍콩 위생 당국도 서울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과 한국 모든 병원에서 치료 경력이 있는 여행자에 대해 특별 감독을 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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