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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내려앉은 아이, 시력 떨어지고 정서 불안…돌 전후에 수술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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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8개월 된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눈꺼풀이 무거워 눈을 잘 못 뜨는 것 같더니 점점 심해집니다. 어린아이도 눈꺼풀이 내려앉는 안검하수가 생길 수 있나요? 너무 어린데 성형수술을 해 줘야 할지 걱정입니다.

A.생각 외로 안검하수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가 많습니다. 1000명에 한 명꼴로, 아주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은 수도 아닙니다. 선천적으로 눈을 뜨는 근육(눈꺼풀올림근)이 약해 생깁니다. 드물게 전신적인 근육 이상이나 신경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전과는 상관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단순히 미용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내려앉은 눈꺼풀 때문에 시야가 가려집니다. 눈을 반쯤 덮고 있어 걸을 때 넘어져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큽니다. 통계적으로 안검하수가 있는 아이는 걸음을 떼는 시기가 느리고 잘 넘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둘째는 시력 발달이 저해된다는 것입니다. 시야가 가려지면 망막과 수정체를 자극할 수 없습니다. 출생 직후 몇 년간 눈을 가린 채 키운 아이는 가린 눈을 풀어도 앞을 볼 수 없었다는 유명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선천적 안검하수인 경우에도 시력이 덜 발달돼 안경을 쓰거나 시력교정술을 해야 합니다. 난시도 생깁니다. 눈꺼풀이 안구를 누르는 면적이 넓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서적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사회성이 빨리 발달해 외모에 무척 민감합니다. 어린이집을 가면 벌써 예쁜 아이, 예쁜 선생님을 알아봅니다. 실제 안검하수를 가진 아이의 엄마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면 많은 분이 정서적 문제를 고민합니다. 아이가 거울보기를 싫어하거나 밖에 나가기를 꺼린다고 합니다.

엄마의 우울증도 심각했습니다. 아이만 데리고 나가면 ‘왜 졸린 눈이냐’ ‘어디 다쳤냐’는 등 질문 공세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만 갇혀 지낸다는 부모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엄마의 사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안과전문의들은 돌 전후에 수술할 것을 추천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어린이집 들어가기 전인 서너살쯤에 수술해도 괜찮습니다.

수술은 눈꺼풀 올림근육을 절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눈꺼풀 조직을 이마 근육과 연결하는 수술도 있습니다.

약간의 오차에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사에게 수술받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아기의 해부학적인 눈 구조와 안구 성장 과정을 잘 아는 전문의에게 수술받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수술 뒤 1주일 정도면 급성 부기는 빠지고 2~3개월이면 아주 자연스러운 상태가 됩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이상열안과 이상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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