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봇, 세계 재난로봇 대회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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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봇이 세계 최강의 재난대처 로봇 자리에 올랐다.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센터장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휴보(Hubo)다.

KAIST는 5~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휴보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 대신 사고 수습을 맡을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DARPA는 ▶자동차 운전 ▶차에서 내리기 ▶문 열기 ▶밸브 잠그기 ▶드릴로 벽에 구멍 뚫기 ▶험지 돌파 ▶계단 오르기 등 8개 과제를 가장 빨리 끝내는 로봇에 200만 달러(약 22억 원)의 상금을 걸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전 세계 24개팀이 도전장을 던졌고, 한국에서는 KAIST와 서울대(로봇명 똘망SNU), 로봇기업 로보티즈(로봇명 똘망)가 참가했다.

휴보는 대회 첫날에는 벽에 구멍뚫는데 시간을 지체해 6위(7개 과제 성공, 46분4초)에 머물렀다. 하지만 둘쨋날 참가팀 가운데 가장 빠른 44분 28초 만에 8개 과제를 모두 마쳐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위는 플로리다대 인간기계연구소(IHMC)의 '러닝 맨', 3위는 카네기멜론대의 '타르탄 레스큐'에게 돌아갔다.

NASA의 '로보시미안'은 5위(7개 과제, 47분59초), MIT의 '헬리오스'는 6위(7개 과제, 50분25초), 도쿄대의 'HRP2'는 14위(3개 과제, 30분26초)에 그쳤다. 서울대와 로보티즈는 각각 12위, 15위를 기록했다.

우승을 이끈 오준호 교수는 “이번 대회는 완성된 로봇이 아니라 완성까지 가는 단계를 보여준 대회였다”며 "지금보다 더 완벽한 로봇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3위를 차지한 카네기멜론대가 휴보를 사용하는 등 24개 참가팀 가운데 총 10개 외국팀이 한국산 하드웨어(로봇 본체와 부품)를 사용해 대회 기간 화제가 됐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사진설명]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로봇경진대회인 국제 재난대응 로봇 경진대회(DRC)에 출전하는 휴보2.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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