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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어린이 맞춤 재난 대피 요령 몸으로 직접 배워봐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풍 체험관에서 초속 40m 태풍을 체험 중인 학생기자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면, 가족 여행 중 강한 태풍을 만났다면, 친구들과 놀러간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재난이 갑자기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달 28일 구태희·손어진 학생기자는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안전체험관을 다녀왔습니다. 재난 시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죠. 자, 소년중앙 학생기자와 함께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배워보기로 해요.

태풍 체험관

실제 태풍 피해 장면을 연출해 놓은 체험관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무섭게 몰려온다!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 유리창이 박살난 자동차, 활처럼 휘어진 가로등 등 마친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보이는 이곳은 태풍체험관이야. 안내를 맡은 보라매안전체험관 김창호 소방관은 “태풍은 강한 바람과 함께 집중호우를 동반하기 때문에 평소 대비를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어.

태풍을 만났을 때 대피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태풍주의보가 내려지면 무조건 집에 있는 거야.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더라도 반드시 집으로 돌아가야 해. 만약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풍이 시작됐다면 근처에 있는 튼튼해 보이는 건물로 들어가 태풍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아. 달리기에 자신 있다고 막 뛰어가면 절대 안 돼. 바람에 떨어져 나간 간판 같은 것에 부딪혀 크게 다칠 수 있거든. 김창호 소방관은 “어른들은 태풍에 대비해 여러 가지 시설을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어린이 여러분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어.

설명을 다 듣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태풍을 체험해보기로 했어. 태풍 체험관에서는 두 가지 태풍을 체험할 수 있어.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변동우와 강한 바람만 체험하는 변동풍이야. 변동우는 중학생 이상부터 체험할 수 있어서 변동풍 체험만 했어. 체험실 가운데 있는 바를 잡고 바람에 맞서며 두 바퀴를 돌면 된다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바람이 불면서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나서 당황했어. 우리가 체험한 바람의 세기는 초속 40m(1초에 40m를 지나가는 속도)로 중형급 태풍이야. 바를 잡고 걸어가는데 눈을 뜨고 앞을 보기가 정말 어렵더라고. 체험 전에 김창호 소방관이 “가장 좋은 태풍 대피 법은 집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 이유가 곧바로 이해됐어. 이런 바람이 계속 분다면 밖은 정말 위험할 거야.

지진 체험관

지진 대피 체험을 한 손어진(왼쪽)·구태희 학생기자와 대피 요령을 설명하는 김창호 소방관.

가족과 밥을 먹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엄마는 가스레인지에서 보글보글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고, 아빠는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식탁에 올리고 있어. 나는 식탁에 수저를 놓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집이 흔들리기 시작한 거야. 찬장에 있던 그릇들이 바닥으로 쏟아지고 가구들은 휘청휘청 거리다 넘어지고 말았어. 아무래도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지진 체험관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체험을 하면서 찾게 돼. 정답은 무조건 가방이나 방석 같은 물건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식탁 아래로 숨기야. 예전에는 가스불을 끄고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문을 열어놓고 식탁 아래로 숨는 식으로 대피 훈련을 했는데, 요즘은 아니래. 우리 같은 어린이들은 무조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식탁 가까이 문이 있다면 문을 열어 놓는 것은 중요해. 지진 때문에 문틀이 뒤틀리면 문을 열고 탈출하기가 어려워지니까.

지진 체험관에서 지진이 시작되자 방석으로 머리를 가리고 식탁 아래로 대피한 구태희 학생기자.

지진이 나면 크게 흔들렸다가 잠깐 잠잠해지는 순간이 있어. 그 때를 틈타 가스불을 끄고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탈출하는 것이 좋아. 하지만 그것도 어렵다면 서둘러 가방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계단을 통해 공터로 대피해야 해. 빨리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건 위험한 일이야. 만약 지진이 났을 때 엘리베이터에 타고있다면 가장 가까운 층에 서둘러 내리는 것이 좋아. 엘리베이터에 갇혀 꼼짝 못할 수도 있고, 줄이 끊어져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거든.

무사히 밖으로 나왔다면 최대한 건물이나 구조물이 없는 공터로 대피해야 해. 지진의 여파로 건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야. 이동을 할 때도 담벼락에서 멀리 떨어져 걷는 것이 좋아. 튼튼해 보이는 담벼락도 절대 안전하지 않거든. 공터로 대피해서도 방심은 금물이야. 언제 어떤 물건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지 모르니 말이야. 앉아 있을 때도 땅이나 의자에 털썩 주저앉지 말고,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도록 무릎을 세워 준비 자세를 하고 있어야 해. 주변을 항상 살피면서 말이지.

체험을 마치고 지진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집이 흔들리니 너무 무섭더라고. 하지만 지진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니까 소중 독자들도 지진 대피 방법을 미리미리 배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소중한 우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야.

화재 체험관

노래방 화재 체험 중인 손어진 학생기자. 유독가스를 막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탈출하고 있다.

불이야~! 노래방에서 불이 났다! 화재 체험관에서는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이라는 설정으로 체험이 진행돼. 체험장이 실제 노래방과 똑같아서 진짜 불이 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심장은 벌렁거리고 손에는 땀이 다 나더라고. 화재 체험관 설명을 맡은 김중섭 소방관은 “노래방이나 pc방 같은 곳은 창문이 없거나 지하인 경우가 많아 화재가 일어나면 많은 사람이 다칠 수 있어서 평소 대피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어.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화재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노래방마다 설치돼 있는 비상벨을 누르는 거야. 아무리 “불이야, 불이야~”라고 외쳐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이 듣기 어렵거든. 하지만 비상벨을 누르면 방마다 있는 설치돼 있는 영상·음향 장치가 한번에 꺼지기 때문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

다음은 들어오는 곳 반대편에 있는 비상구로 탈출하는 거야. 노래방은 소방법으로 특별 관리를 받는 곳이라서 반드시 정문 반대편에 비상구를 설치해야 해. 그래도 혹시 약속을 안 지킨 곳이 있을지도 모르니, 노래방에 갈 땐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 한번 확인해보는 것도 좋아.

비상구를 발견했다면 고개를 숙이고 수건이나 옷으로 입을 막고 유도등을 따라 밖으로 탈출해야해.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이 정말 중요해. 만약 노래방에 물이 있거나 화장실에 있을 때 불이 난 사실을 알았다면 수건이나 옷에 물을 적셔서 입을 가리고 나오도록 해. 천의 작은 구멍을 물 입자가 채워서 유독가스가 몸속으로 쉽게 들어오지 않도록 막을 수 있어. 또 물이 뜨거운 열기를 식혀서 목구멍에 화상을 입는 것도 방지할 수 있지. 더 놀라운 건 물은 수소와 산소로 구성돼 있는데, 뜨거운 열로 수소가 날아가면 산소만 남기 때문에 숨쉬기가 더 편해진다는 거야. 왠지 평소에도 물과 손수건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지 않아?

소방복을 입은 구태희(서울 충암초 4·왼쪽) 손어진(서울 자곡초 4) 학생기자.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데 문득 집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들었어. 김중섭 소방관은 “무조건 집 밖으로 대피해 주변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큰소리로 알리고 119에 신고하라”고 말했어. 괜히 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오히려 대피시간을 놓쳐서 더 위험해질 수 있대. 또 소화기 무게가 보통 3㎏이 넘어서 어린이가 그걸 들고 불을 끄기는 어렵다는 거야.

보라매안전체험관

위치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내 입장료 무료

체험예약 인터넷(safe119.seoul.go.kr/boramea/mainPage.do) 예약제로 운영. 예약은 현재 달부터 3개월까지 가능. 만 13세 미만 청소년은 예약 시 보호자 체험 등록 필수.

이용시간 평일·공휴일 오전 9시 40분~오후 5시, 수요일 야간체험 오후 7시~야간체험 종료 시까지

문의 02-2027-4100

다음 중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린이가 해야 할 가장 올바른 행동은?

①번 그림이 정답입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언제 어디에서 어떤 물건이 머리로 떨어져 우리를 위협할지 몰라요.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이불이나 방석을 뒤집어쓰고 식탁이나 책상 같은 테이블 아래로 신속하게 대피하세요.

②번 그림은 어른들이 해야 할 내용을 그림으로 그렸네요. 지진이 발생하면 도로 사정이 나빠져 소방차가 출동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집에서 일어난 작은 불이 큰 불로 번질 수도 있죠. 어른들은 식탁 밑에 대피했다가, 큰 지진이 한 번 지나가면 침착하게 나와서 가스와 전기 차단기를 내린 후 집 밖으로 대피하세요. 물론 소년중앙 독자들은 무조건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번 그림처럼 담 옆에 숨거나 담을 따라 이동하면 어떨까요? 네, 당연히 안 됩니다. 지진 때문에 약해진 담이나 기둥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 더 위험해요. 주변에 구조물이 없는 쪽으로 대피하세요.

④번 그림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이네요. 지진이 났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무척 위험합니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꼼짝 못하게 될 수도 있고, 또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져 더 위험해 질 수도 있어요. 대피할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 주세요.

참고도서 『지진 안전 정복』(아리샘)

글=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동행취재=구태희(서울 충암초 4)·손어진(서울 자곡초 4) 학생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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