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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 지금부터가 "위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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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날씨가 쌀쌀해지면 체온을 지키느라 혈관이 수축되고 이로 인해 갑자기 현기증과 구토증세가 오면서 쓰러지거나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들 대부분은 뇌혈관 장애, 즉 뇌의 내부를 지나는 혈관에 어떤 이상이 생겨 뇌 조직에 이르는 혈액공급이 장애를 받기 때문에 오는 현상으로 흔히들 뇌졸증 또는 중풍으로 알려진 질환이다. 계절적으로 늦가을부터 위험시기인 이들 뇌혈관 질환에 대해 서울대의대 최길수 교수 (신경의과) 로부터 알아본다.
인체의 중추기관인 뇌는 무게로는 전체의 약 2%를 차지하지만 산소 소모량은 20%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뇌혈류에 이상이 생기면 그만큼 뇌에 오는 장애도 심각하게 나타난다.
뇌혈관질환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터져서 오는 출혈성질환 (뇌출혈) 과 혈관이 막혀서 나타나는 폐색성 질환 (뇌경색)으로 나눈다.
뇌출혈에는 다시 고혈압성 뇌출혈과 지주막하출혈로 구분된다.

<고혈압성 뇌출혈>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히 보는 뇌졸중으로 50대 이상의 만성고혈압 환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대뇌동맥의 분지가 혈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곳에 꽈리(미세동맥류)가 생기고 이 꽈리가 터져 출혈이 일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신체의 운동중추를 관장하는 기저핵에 혈종이 생겨 기저핵이 파괴되는데 우측대뇌의 출혈인 경우 좌측에 반신불수가 오고, 좌측대뇌의 경우에는 우측의 반신불수와 함께 언어장애까지 겹치게 된다.
만일 피가 기저핵 가까이에 있는 뇌실 속에까지 들어가면 급사의 원인이 된다.
혈관이 터진 직후 의식상실· 구토.· 동공산대· 혈압상승(2백 이상), 뇌실내 출혈의 경우는 구조의 가망이 적다. 그러나 의식이 있는 경우, 예를 들면 꼬집어서 반응이 있거나 중얼거릴 정도에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 (수술이나 안정 요법 등) 만 하면 소생시킬 수 있다.
소생이 되더라도 출혈된 혈종이 자연 흡수되는 데는 3주정도 소요되므로 이기간이 특히 중요한 시기가 된다.
이 같은 뇌졸중은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 정신적인 흥분 (언쟁이나 TV중계 등) 이나 성행위·용변 때나 추위에 노출될 때 갑자기 혈압이 2백 이상 올라가면서 발생하는데 고혈압은 물론 당뇨병·변비·고지혈증· 심장병· 비만자인 경우 특히 위험하다. 혈압이 1백60이상인 사람은 언제 이런 일이 닥칠지 모르므로 위험인자를 피해야한다. 이런 위험인자 속에는 음주와 4대 혈관부식제로 알려진 소금·콜레스테롤·담배· 코피도 포함된다.
환자가 발생하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엎드려 누인 자세에서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곧바로 뇌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해야한다.

<지주막하 출혈>
뇌혈관분지에 생긴 꽈리의 약한 부분이 터지는 뇌 동맥류나 뇌 모세혈관이 형성되지 않고 직접 동맥에서 정맥으로 연결된 뇌동정맥 기형의 경우에 많이 생기는데 뇌 동맥류는 40∼50대, 기형의 경우는 20∼30대에 발생빈도가 높다.
이것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쇠망치를 얻어맞은 것 같은 격렬한 두통 (뇌지진)이 오는데 이런 사람이 목이 뻣뻣하다거나 뒷머리가 당긴다고 호소하면 응급을 요하는 상태다.
흔히 무심코 지내기 쉬운데 평균 2주 후에 2차 출혈이 오기 쉬우므로 그전에 정밀진단을 받아야한다. 지주막하출혈은 1차 출혈 때 50%가 급사하며, 2차 출혈 때는 나머지의 50%, 3차 출혈 때는 거의 목숨을 잃는 등 사망률이 매우 높으나 적시에 치료만 받으면 나을 수 있다.

<뇌경색>
뇌혈관 동맥이 경화되어 혈관 벽이 두꺼워져 혈관이 막히거나, 또는 콜레스테롤 둥의 찌꺼기가 혈류를 따라 돌다가 뇌혈관의 분지나 세혈관을 막아 세포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다.
막힌 부위에 따라 증상도 여러 가지인데 경동맥인 경우 갑자기 한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고 손발이 저린 다든지 가벼운 두통이나 언어 장애가 온다.
척추기저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갑자기 어지럽고 중심을 잡기 어려워 잘 걷지를 못하거나 쓰러지며 악심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일과성 뇌 빈혈증이라 하여 수분 내지 수 시간 동안 지속되다가 감쪽같이 없어지는데 늦기 전에 치료를 받아 재발을 예방하도록 해야한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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