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으로 2연패 끊은 김태균 "대타가 더 힘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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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가 김태균(33)의 대포에 힘입어 넥센을 꺾었다. 올 시즌 일곱번째 '3연패' 위기도 넘겼다.

한화는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 1회 초 가볍게 선취점을 얻었다. 1사 뒤 강경학이 2루타를 쳤고, 폭투로 3루까지 간 뒤 김태균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넥센도 곧바로 반격했다. 이택근과 스나이더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윤석민의 유격수 앞 병살타 때 이택근이 홈을 밟아 1-1을 만들었다. 넥센은 2회 말 2사 뒤 김하성-박동원의 연속 2루타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넥센은 선발 김동준이 볼넷 5개를 주며 난조를 보이자 김대우를 투입해 6회까지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한화는 7회 초 대반격을 펼쳤다. 이성열이 바뀐 투수 김영민으로부터 볼넷을 골랐고, 주현상의 번트가 투수 김영민을 빠져나가는 행운의 안타가 나왔다. 무사 1·2루. 한화 벤치는 조인성 타석에서 번트를 택했다. 두 번의 파울 뒤 스리번트까지 댔지만 전진수비를 펼친 3루수 윤석민이 3루에서 선행주자를 잡아내 한화의 공격흐름은 끊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용규가 끈질기게 볼넷을 골랐고, 정근우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3-2로 재역전했다.

2사 1·2루에서 김태균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균은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이어 김영민의 강속구가 타자 머리 쪽을 향했고, 김태균은 가까스로 피했다. 아찔한 순간. 그러나 김태균은 동요하지 않고 4구째 시속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목동구장 한가운데로 날아가는 비거리 130m 홈런(시즌 8호)으로 점수 차는 넉 점까지 벌어졌다. 3타수 2안타 4타점.

한화는 선발 탈보트(7이닝 5안타 2실점)에 이어 권혁을 투입해 6-2로 승리, 2연패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3연패를 한 번도 당하지 않은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특타를 하면서 스윙을 간결하게 하라고 했다. 중요한 순간에 잘 쳐줬다"고 말했다. 김태균과의 1문1답.

-홈런 타석에서 노림수를 갖고 들어갔나.
"노렸다. 어제 경기에서 1점씩 내다가 큰 것을 맞고 경기를 내줬지 않나. 끌려가다 (정)근우가 잘 해서 역전이 됐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큰 것 한방을 생각했다. 가운데로 실투가 들어왔다."

-이틀 연속 경기 전 특타훈련을 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감이 좀 떨어졌는데 특타를 하면 야구장에 나와서 훈련을 하는 것보다 많은 양을 할 수 있다."

-올 시즌 3연패가 없다.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지만 (2연패를 하면)"오늘은 이기겠네"라는 이야기를 한다. 요즘은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좋다. 크게 무너지지 않으니까 한 점, 한 점 따라가면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주까지 대타로 출전했다.
"대타가 더 힘들더라. 계속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한 번 나가지만 계속 연습을 하니까 더 지친다. 수비를 하면서 경기를 할 때는 공격 때 앉아서 쉴 수 있지 않나(웃음). 재밌는 경험이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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