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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좋은 와인? 소믈리에가 권해도 예산 초과하면 ‘노’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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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에게 와인 가르치는 마스터 소믈리에 제프 크루스

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날씨 또는 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다른 것처럼, 와인도 음악을 고른다고 생각하세요.”

 지난 5월 27일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만난 미국 출신의 소믈리에 제프 크루스(Geoff Kruth)의 말이다. 미국 워싱턴·오리건주 와인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가 국내 소믈리에들을 대상으로 와인과 음식 매치, 와인 고르는 법에 대해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소노마주립대에서 컴퓨터 정보학을 전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가 음식과 와인의 매력에 빠져 뉴욕에 있는 프랑스 요리 학교(FCI)를 다녔다. 이후 맨해튼 ‘발타자르’ 기업의 전문 소믈리에로 일하고, 코넬대에서 레스토랑 경영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팜하우스 인’에서 일할 때 와인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틈만 나면 와인 테이스팅을 하고, 와인 산지를 돌아다니며 지식을 쌓았죠.”

 그는 2008년 마스터 소믈리에가 됐다.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게 부여되는 호칭으로 마스터 소믈리에는 전 세계 200명 미만이다. 그는 현재 특정 레스토랑에 소속되지 않은 채 전 세계를 다니며 서비스 교육, 테이스팅 강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미국 와인은 매력적입니다. 서부·북서부·동부까지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죠.” 그는 “미국 북서부에 있는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와인은 타닌이 강하지 않고 우아한 스타일이라 한식 고기구이나 생선찜 요리에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레스토랑에서 실패하지 않고 와인을 살 수 있는지 묻자 그는 “자신의 취향을 소믈리에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 한 병에 지불할 예산, 그다음이 맛입니다. 아무리 맛이 좋다고 소믈리에가 권해도 예산을 초과한 와인을 떠밀리듯 고르면 식사가 즐거울 리 없죠.”

 그는 현장에서 경험하고 배운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2008년 ‘길드 오브 소믈리에’(Guild of Sommelier)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1000명이 넘는 소믈리에가 칼럼을 쓰고,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 달에 한 번 동명의 팟캐스트 강좌도 진행한다. 회당 평균 다운로드 수는 3만 건에 이른다.

 “6월 한 달 동안 서울 시내 13개 레스토랑과 와인 바에서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 나는 와인과 음식을 매칭해 ‘와인 바이 더 글라스’(Wine by the Glass) 행사를 진행합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이 지역 와인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만난 사람 = 이영지 기자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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