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정에 능력발휘 폭넓은 지지획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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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는 11월24일로 임기가 끝나는 일본집권자민당의 총재선거는 26일 당내 파벌간의 의견조정에서 「나까소네」(중증근강홍)현총재의 재선에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나까소네」정권의 2기 연임이 확실하게됐다.
자민당 집행부는 27일 파벌 실력자들을 소집, 형식을 갖추는 문제만 남은 총재선출절차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정권은 「사또」(좌등영작)수상의 4선(64·11∼72·7) 이래 「다나까」(전중각영 72·7∼74·12),「미끼」(삼목무부 74·12∼76·12), 「후꾸다」(복전규부 76·12∼78·12),「오오히라」(대평정방 78·12∼80·7),「스즈끼」(영목선행 80·7∼82·7)등 역대정권이 모두 단임으로끝나 「나까소네」수상의 2기연임은 1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파벌간의 경쟁이 치열한 정권쟁탈전에서 당내 제4위의 허약한 파벌 (자민당의원 3백92명중 65명)을 거느리고 있는「나까소네」수상이 2기씩이나 연임하게된 배경에는「나까소네」수상자신의 역량이 뛰어난 외에 「다나까」파라는 당내 최강의 실력집단을 등에업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나까소네」수상은 행정개혁·재정개혁·교육개혁을 중심으로 내정개혁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의 「레이건」대통령·한국의 전두환대통령을 축으로하는 대서방결속외교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에 전례없는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각신문 방송이나 여론조사기관의 신임조사에서 58%라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것이 이를 반영한다.
총재선출을 위한 조정역을 담당했던「가네마루」(김환신)총무회장도 당내 실력자들을 순방, 「나까소네」재선을 호소하면서『여론을 무시하고 지도자를 뽑아서는 안되지 않겠는가』고 「나까소네」수상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앞세웠다.
그러나 당내 파벌간이 역관계에 의해 좌우되는 일본의 정치풍토에서 능력이 있다고 총재나 수상이 될수있는것은 아니다.
이번 총재선출을 앞두고「다나까」파와 함께 그동안「나까소네」정권을 받쳐온「스즈끼」파가「미야자와」(궁택희일) 전관방장관을 후보로 내세우려 했으며 비주류인「후꾸다」파에서는 「다나까」파의「니까이도」(이계당진)부총재를 내세운다는 공작을 은밀히 추진했다.
특히 「후꾸다」전수상이 중심이된 「니까이도」총재옹립움직임은「스즈끼」파·「후꾸다」파·「고오모또」(하본민부)파 3파연합에 「다나까」파의「니까이도」를 끌어들인다는것으로 이것이 성공했더라면 「나까소네」2기연임은 어려웠을것이다.
「나까소네」수상에게 큰 실정이 없는데도 동지였던 「스즈끼」파가 「나까소네」를 등지려했던것은 「나까소네」수상이 수상취임후 전임자인 「스즈끼」전수상을 깎아내렸다는 개인감정도 크게작용한것으로 알려졌으며 「후꾸다」전수상이 평소 사이가 안좋은 「다나까」파에서 총재를 내더라도 「나까소네」를 끌어내리려 했던것도「나까소네」와 개인적감정이 있는데다 지역구에서 대결하고 있다는 사정이 작용했던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같은 주류로서 「나까소네」정권을 지탱했던 「스즈끼」파는 「다나까」파의 지지없이는 차기정권을 바라볼수 없다는 사정때문에「다나까」전수상앞에 무릎을 꿇은 셈이됐다.
그 댓가로 「스즈끼」파는 총재후보인 「미야자와」전 관방장관을 당요직인 총무회장에 밀어넣는데 성공했다고 할수있다. 또 하나의 총재후보였던 「고오모또」(하본민부)경제기획청장관은 당내 실력으로 보아 이번에는 입후보조차 어려웠던만큼 조정에의한「나까소네」재선을 환영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의「나까소네」재선은 당초부터 예상되었던것이긴 하나 이처럼 신속한 결정은예상밖이며 파벌정치의 내면을 다시한번 보여준셈이다. 특히 당원이 아니며 형사피고인인「다나까」전수상이 직접 협상일선에 나섰다는것은 앞으로 「나까소네」정권의 전도에 어두운 그림자를던지고있다.
이 때문에 정계일각에서는 벌써부터「나까소네」수상이 내년중에 국회해산-총선에 의해 국민의 지지를 확인함으로써 작년 총선패배의 오명을 씻고 정권의 청결을 입증하려 할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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