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 잃은 이라크 소년 캐나다로 입양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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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라크 전쟁에서 부모를 잃고 두 팔까지 잘린 이라크 소년 알리 이스마엘 압바스(12.사진)가 캐나다로 입양돼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30일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두 팔을 잃고 온 몸에 중화상을 입은 처참한 모습의 사진이 공개돼 이라크 전쟁 참상의 상징으로 떠오른 알리는 그동안 쿠웨이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이제는 혼자 걸을 수 있을 만큼 병세가 호전됐다.

알리의 딱한 사정이 전세계에 알려진 직후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이라크 출신의 의사 팔라트 하푸트는 장 크리스티엥 캐나다 총리에게 알리를 캐나다로 데려올 수 있도록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하푸트는 이 편지에서 알리를 치료해주고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푸트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알리의 사진을 보자마자 우리 가족은 즉각 그 아이를 입양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쿠웨이트의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알리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알리에게 입양하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입양은 매우 민감한 일이며 알리는 이제 어린 아기가 아니기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푸트는 또 만약 알리가 입양을 거부하더라도 그를 계속 보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하푸트는 이민국에 알리와 알리의 삼촌이 캐나다를 방문할 수 있도록 비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푸트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알리가 몇주 안에 캐나다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알리가 처음에는 바그다드로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캐나다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이민국의 한 관리는 알리가 캐나다에 입국하면 난민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토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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